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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망치, 전기톱이 동원됐던 여야의 충돌이 주말 국회밖에서 계속됐다. 20일 오전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과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해 설전을 벌였다.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여야 두 대변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둘러싸고 일어난 폭력사태를 놓고 옥신각신했다.
차 대변인은 지난 18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 당시 민주당이 망치로 문을 부순 것에 "의원들이 마음이 안 맞아서 어떤 물리적인 대치 형태가 있을 수 있으나 해머나 망치 등을 통해 폭력을 행사하는 건 과했다. 그 책임은 결코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 대변인은 "국회 경위들로 하여금 상임위원들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봉쇄한 사례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금기와 관례들이 다 깨지고 있다"며 "경위를 동원해서 상임위장 원천 봉쇄하니 공무 집행하러 간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질서유지권 발동과 관련, 차 대변인은 "오죽하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민주당에서 훨씬 전부터 한미 FTA는 상정조차 안된다고 공언 했기 때문에 미리 경호권을 발동한 것이고 이런 사례는 그 전에도 세번 있었다. 전혀 초유는 아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국회법 143조, 145조를 보면 회의진행이 불가능할 경우에 퇴장을 명령하거나 또 강제로 퇴장을 시키거나 정회를 할 수 있는게 질서 유지권이다"고 맞섰다. 이어 "그런 정치적 의사표명(상정조차 안된다고 한 것)을 가지고 탈법, 불법적으로 경위들을 동원해서 막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발끈한 차 대변인은 "내가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과거에 사전 경호권 발동된 게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인 걸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대변인은 "과거에 사전 경호권을 발동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지만 이어 "그것은 소속 상임위원이 아닌 다른 상임위원들의 통제를 했던 것이지 이번처럼 2시에 회의한다고 연락해놓고 상임위원을 막은 사례는 없었다"고 강변했다.
두 대변인은 한미 FTA 상정 이후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차 대변인은 "앞으로 무수히 논의 할 수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 다수가 FTA 당위성을 주장했는데 이제 와서 안된다고 하니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쟁점은 FTA가 되느냐 안 되는냐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전략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문제다"며 "서로 논의해서 상정된 것을 이제 통과시키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 대변인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한나라당에서 속도전이라고 하면서 전쟁선언한 것 아니냐"며 "대화하자는 사람들이 이럴 수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FTA는 지지하되 국회의 비준은 미국의 상황을 보면서 한다는 일관된 입장 펴겠다"고 말했다.두 대변인은 새 정부의 지난 1년을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 차 대변인은 "현재 상황이 어려운 것은 국내 상황이라기 보다 어떤 전문가도 예측 못했던 백년만의 경제 위기 아니냐"며 "우리가 책임을 논하기보다 새로운 경제상황에 대비해서 어떻게 상황을 돌파할 것인가에 관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완전히 실패한 1년"이라며 "(경제위기 사태) 이미 작년 상반기에 올 것이라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다 예상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