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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정계 복귀 전제 조건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메시지는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의 의도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18일 박창달 전 의원이 지난 4.9 총선 낙선 후 미국 유학 중인 이 전 의원을 9월 25일과 26일에 만나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박 전 의원은 이 전 의원을 만나기 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여권 핵심 지도부와의 은밀한 '내통'을 한 셈이다. 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포항중 4년 후배로 '이상득 의원 , 최시중 위원장, 이춘식 의원'과 함께 포항4인방으로 불린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의원은 박 전 대표측의 반감을 사게 만든 '투사형' '트러블메이커' 같은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이재오계는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 박 전 의원의 이같은 지적은 이 전 의원과 만나기 전 여권지도부와 접촉한 후 나온 말이라 사실상 여권핵심 지도부의 주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명박 대 박근혜' 구도로 치러진 지난 경선 당시 이 전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대리인으로 인식됐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 캠프의 총사령탑을 맡은 이 전 의원은 박 전 대표를 지칭해 '독재자의 딸'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따라서 이 전 의원의 국내 복귀 전제조건으로 '트러블 메이커 같은 자세를 완전히 버릴 것'을 약속받기 위해 '밀사'격으로 박 전 의원이 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 신문은 박 전 의원이 '밀사'라는 단어에 정색했지만 다른 부분에는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권이 이같은 선결조건을 내세운 이유는 이 전 의원이 조기 복귀할 경우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 화합'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친이계와 친박계간의 갈등이 증폭돼 또 다시 계파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박 전 의원은 "이상득 의원이 대선 승리의 공신인 이 전 의원에 대해 매우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마음 속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워하는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으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은 이 전 의원은 "돌아가면 이상득 의원을 '형님'으로 모시고 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