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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9일 대구를 찾았다.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는 민주당이지만 불모지인 영남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재집권은 힘들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한 것도 영남에서 선전한 것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었다. 곧바로 대구·경북 지역 원로 및 시민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도 민주당은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로 인해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을 탄생시켰는데 두 번 다 대구·경북에서 두 자리수 지지율을 받아 가능했다"고 강조한 뒤 "김대중 대통령 당선될 때는 11%의 지지를 받았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될 때는 18% 지지를 받았다. 한 자리수를 얻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지지 호소에 돌아온 지역 원로 및 시민단체 대표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류연창 목사는 "지금 민주당에 지도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고 자당의 류상기 전 경북 도의원은 "50년동안 정당 생활하면서 이렇게 사기가 저하된 적이 없다. 당이 정체성이 없어서"라고 지적한 뒤 "당에서 무슨 일을 시작하다가 조·중·동이 비판하면 수그러드는데 조·중·동 불매운동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정종숙 대구여성단체연합대표는 "2년전 대구시 열린우리당 지자체 후보 공천위원이었다"고 소개한 뒤 "이런 후보들로 어떻게 한나라당을 이길 것인지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진보적 위상을 갖고 정치에 참여했던 분들은 이념이 너무 난무했다"면서 "이념적인 말이 너무 많으면 실생활에 와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 "많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던 정학 참길회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민주당이 몇 차례 배신같은 변신을 해 미운 당으로 찍혔다"고 맹공을 쏟았다. 그는 "한나라당이 그 난리를 쳐놓고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우리 시민 정서는 밉더라도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주는 것인데 잘못했다는 말을 하기 싫어서 이름 바꾸고 모양 바꾸고 하는 데 신물이 난 것 같다"면서 "다음에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찍히면 20년은 간다"고 경고한 뒤 "대변인은 브리핑을 할 때 한나라당 욕만 하지 말고 민주당의 대안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 국민에게 희망을 가지라는 멘트를 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