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시계는 2010년 지방선거에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한 이유 중 하나로 지방의회를 한나라당에게 뺐겼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실제 지난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열린우리당은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했다.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10석도 안됐던 구 민주당에게도 뒤졌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열우당의 성적표는 암울한 수준이었다. 구 민주당과의 통합, 지난 6·4 재보궐 선거의 선전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긴 했지만 여전히 한나라당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지방권력 독점 구도에선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정세균 대표는 당 행사 때 마다 지방선거 승리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한다. 답보 상태 지지율도 어떻게든 지방선거 전까진 3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 대표의 계획이다. 그래야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마저 패한다면 소수 야당의 특성상 선거 뒤 당이 분열될 개연성도 크기 때문에 지방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존폐 여부를 결정할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새 둥지를 튼 민주당은 18일 새 당사에서 지방선거를 겨냥한 '뉴 민주당 비전위원회'를 띄우고 '2010 인재위원회 발족식'을 열었다. 이를 통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발굴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보다 10분 앞서 진행된 당 현판식에선 "변화와 쇄신을 통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확실하게 승리해 양당구도를 분명하게 만들어 가겠다"(정 대표)고 포부를 밝혔다.

    발족식에는 국회의장을 지낸 김원기 상임고문도 참석했는데 그는 "비전위와 인재위의 발족이 있는 것은 참으로 적절하고 뜻 깊은 일"이라면서도 "한 가지 무거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에 대해 쓴소리 했다. 김 고문은 "정치를 쉬고 시간이 많아지니까 생각이 많아졌다"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 이명박 정권이 역사의 역주행을 하면서 그런 많은 과오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반사이익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현실, 이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 고문은 "민심을 송두리째 잃게 된 원인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하고 뼈저린 생각을 갖는 그런 마음가짐, 남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원인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지난날 우리는 민심을 잃은 잘못이 너한테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 자세가 당과 우리 세력에 상처로 쌓이고 쌓여 국민에게 신뢰를 잃게 했다는 것을 냉철히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대철 상임고문 역시 "지금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잘못하고 있는데 반사이익도 제대로 줍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너나없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말할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