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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차례 분당과 탈당을 반복하다 지난 4·9 총선 전 재통합한 민주당 '정세균 호'가 이제 막 당 체제정비를 마치고 순항하려는 찰나, 덫에 걸렸다. 대선과 총선 패배로 의석 수가 크게 준 민주당인데 18대 정기국회가 이제 닻을 올린 상황에서 소속 의원의 탈당설이 나왔다. 한 석이 아쉬운 민주당으로선 큰 타격이다.
무엇보다 당 체제 정비 후 지지부진한 지지율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세균 대표로선 큰 악재를 만난 격이다. 더구나 탈당설의 주인공은 지난 7·6 전당대회 때 정 대표를 지원했던 김종률 의원이다. 18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이 17일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0일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탈당 이유를 "현재의 민주당으로는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희망이 없다. 호남당 기득권에서 벗어날 의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이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전에도 탈당 뒤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 행을 두고 고민한 바 있다. 당시 충청 지역 의원들은 선진당 행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고 이 총재와 접촉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때 김 의원은 탈당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정세균 대표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었고 당 지도부를 "386 친위부대에 싸여 있다"고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것으로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탈당계를 받은 정 대표는 김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고 있지만 김 의원은 탈당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의원의 탈당 배경으로 당내에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이견 등 당 지도부와의 불화에 의한 개인 행동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표 경선 당시 정 대표를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당직을 받지 못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김 의원은 측근들에게 "내가 인사에서 배제돼 지도부와 대립한다는 거짓말을 퍼트렸을 때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부에선 "확실한 차기 대선주자 부재와 지지율 정체 등 민주당의 불투명한 정치적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근본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 민심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만이 많은데, 민주당엔 관심도 없다"는 말을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자신의 탈당 보도가 나가자 김 의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탈당은 결정 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이므로 다음주 귀국하는대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김 의원은 현재 중국 체류 중이고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