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초 순수하면서도 검소한 '청와대 초보 안주인' 행보로 눈길을 끌었던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최근에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심이다. 김 여사의 '톡톡 튀는' 말솜씨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행보에 양념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때로는 주부로서, 때로는 어머니로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표현으로 주위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김 여사의 '어록'이 생길 정도. 최근 활동 영역이 넓어지면서 김 여사의 재담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도 김 여사를 거치면 편안하게 들린다. 때문에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회복세를 보인 데는 김 여사의 내조 행보가 컸다"거나 "김 여사의 인기가 대통령보다 더 높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또 김 여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부인 로라 여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부인 류융칭(劉永淸) 여사 등과 만나며 '내조 외교'도 활발히 펼쳤다. 특히 방중 당시 류 여사와의 환담은 중국이 외국 정상부인과 공식 환담일정을 갖는 전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발전된 양국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가회동 자택에서 청와대로 옮긴 직후 김 여사는 "청와대로 주소지를 바꿀 수 없나요, 저 김윤옥 인데요"라며 직접 잡지사에 전화를 걸어 구독하던 잡지 배송지를 옮기고 케이블 TV채널 이전도 '손수' 해결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신선함을 준바 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김 여사의 눈에 띄는 발언을 모아봤다.

    "적십자 마크가 더하기로 보여요" 3월 19일 영부인으로서 김윤옥 여사의 첫 공식일정이었던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에서 적십자 정신이 '봉사'와 '희생'인데, 이런 정신이 우리 사회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며.

    "남자는 '토기', 여자는 '본 차이나'" 4월 2일 청와대 비서관 임명식. 부부동반으로 초청한 임명식에서 남자는 흙으로,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었다는 설명과 함께. 김 여사는 "토기는 떨어지면 깨지지만 본 차이나는 잘 깨지지 않는다"며 "남자들이 밖에서 일을 잘 할 수 있게 부인들이 내조를 잘해야한다"고 강조.

    "링컨의 기를 이 대통령에게" 방미중이던 4월 17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 겸 별장으로 사용했던 '링컨 코티지(Lincoln Cottage)'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 여사는 "링컨 전 대통령이 만졌던 손잡이를 만졌다"며 "한국에서도 이 대통령이 링컨 전 대통령처럼 돼달라고 바라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상품 가치는 이 대통령께서 더 있죠" 7월 3일 여성기업인들과 간담회 도중 한 참석자가 "김 여사 인기가 이 대통령보다 더 좋아, 투표하면 김 여사 표가 더 나올 것"이라는 '덕담'에 뼈있는 응수. 김 여사는 "아직 이 대통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해 그런 것"이라고 신뢰를 과시한 뒤 "이 대통령이 오면 딴소리할 것 아니냐"며 재치있게 마무리.

    "지난 어려움은 '입덧한 기간'" 9월 5일 청와대 여기자와 오찬 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순탄치않았던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공천을 안주셔서 못나갔다" 같은 자리, 차기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누가 4월 총선에 나가보라더라"면서 농담.

    "화장해서 그렇지 여러분 어머니와 같아요" 추석을 앞둔 9월 11일 전방 모 부대 격려 방문에서 한 사병이 "피부가 좋다"며 관리 비결을 묻자. 이날 고 육영수 여사 이후 퍼스트레이디로서 처음으로 일선 부대를 방문한 김 여사는 '일일 엄마'를 자처해 사병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