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선 결혼식이 신문 사설에 까지 등장한 일이 있었다. 한 신문은 "좀처럼 보기 드문 결혼식"이라고 표현했는데 노 대통령이 주례를 본 결혼식의 주인공은 그의 최대 물심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장남과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차녀였다. 식이 진행된 곳은 충북 충주에 위치한 강씨 소유의 골프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주례를 선 이날 결혼식에는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내각·국회 주요 인사 100여명이 하객으로 참석해 "친노 그룹의 혼인 잔치"란 말까지 나왔다. 노 전 대통령 주례를 지켜 본 보수 언론의 시각은 비판적이었다. 주례를 본 노 전 대통령이나 결혼식 하객들 모두 노 전 대통령에 '서민 대통령'이란 호칭을 붙였는데 이런 호칭과 어울리지 않는 호화 결혼식을 국민 앞에 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제가 더 악화된 상황에서 '서민 정권'이란 구호를 외친 전 정권의 '호화 잔치판'은 시기나 형식면에서도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한 신문의 논설위원은 기왕에 할 주례였다면 "노무현에 어울리는 결혼행사로 유도할 수 없었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위장 서민들의 초호화 결혼식"이라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노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알려진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11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최고위원은 문제의 결혼식을 질타한 보수 언론의 비판에 대해 묻자 내용을 되물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갖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이 호화 결혼식 주례를 선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리라고 설명하자 안 최고위원은 "호화 결혼식이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안 최고위원은 "그 자리에는 실업자도 박수를 쳤고, 부자도 박수를 쳤다"면서 "공익적 관점에서 어떤 비판점이 있을 수 있을까요"라고 다시 물었다. 결혼식 주인공들과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볼 때 주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노 전 대통령의 인간 관계 속에서 주례를 선 것인데 그것 갖고 어떻게 뭐라 할 수 있느냐"는 게 안 최고위원의 주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