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계의 대규모 시위에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배후 세력이 '북한의 김정일 집단'이라고 주장했던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4일 "모든 집단적 행동의 배후는 예외없이 내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는 상식적인 의견이었다"고 말해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 교수는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생사람을 잡으려 하니'라는 글을 올려 "요새 사찰 승려들의 집단시위가 눈에 띄는데 일찍이 없던 일이므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하나 올리기를, 우리가 잘 모르는 당국의 불교에 대한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자는 취지였을 뿐"이라며 이같이 해명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신자인 나는 불교와 불교 신도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는데 근자에 와서 악의에 찬 인간들이 나와 불교 사이에 싸움을 붙이고자 작심한 듯 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날(3일) 김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두 종교(기독교와 불교)의 대립과 분쟁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어떤 세력이 대한민국 안에 도사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혼란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집단은 적화통일을 시종일관 노리고 있는 '북의 김정일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결코 논리의 비약이 아니라 엄연한 우리들의 현실"이라고 강조하며 "불교 신도만의 집단 행동만 가지고는 태국이나 미얀마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겠지만, 기독교도들이 불교도들의 반정부 운동에 불만을 품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들고 일어나면 그 때는 누구도 수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 말이 틀렸나 두고 보세요. 대통령께서는 북에서 남파된 간첩의 수가 몇이나 되는지 알고 있느냐"며 "10년 동안 새끼를 친 간첩들과 그자들에게 포섭된 대한민국 전복 음모자들의 숫자와 실상을 옳게 파악하지 않고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이 나라를 이끌고 나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불교와 기독교의 대립·분쟁이 더 심화되기 전에 대통령께서는 반드시 손을 써야 한다"며 "촛불시위도 시작한 그날 밤으로 끌 수가 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연으로 끄지 않고 뒀다가 석 달이나 계속되는 바람에 이명박 정권이 입은 타격도 이만 저만이 아니였고, 국가적 손실은 측량할 수 없을 만큼 컸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도들의 집단 항의는 촛불시위보다 몇 배나 심각한 시위"라면서 "'부처님의 이름으로' 모이는 사람들은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낭만적인 젊다 못해 어린 사람들과는 다르다. 스님들 중에는 이번 기회에 죽어도 좋다는 이들이 상당 수 나올 수가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정권자체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4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의 '불교시위 배후론'에 대해 "그런 말을 진짜 했다면 좀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