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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상투적 선동에 속으면 정권 넘어간다

입력 2008-06-19 10:09 수정 2009-05-18 13:35

조선일보 19일자 오피니언면에 김영봉 중앙대 교수가 쓴 시론 '일어난 좌파, 엎드린 우파'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광우병 촛불집회는 이제 끝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이명박 정권의 무력한 실체를 여실히 노출하였다는 데 더욱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이미 "1번 타자는 화물연대, 2번 건설기계, 4번 금속노조, 5번은 철도다!"라며 정권을 야유하고 총파업으로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향후 모든 파업 및 시위사태는 더욱 극성스러울 것이고 그 수습이 어려워질 것은 너무 뻔하다.

광우병 사태는 또한 한국에서 민주시장 질서의 장래를 시험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두 바퀴는 '자기 권리를 지키는 국민'과 '법질서를 지키는 국가'다. 그것이 없다면 무법자가 이 사회를 정글처럼 유린할 수 있으니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간 국민은 소수의 촛불집회자가 전 국민의 대변자로 행세하는 행태를 그저 방관했을 뿐이다. 정권이 보여준 것은 BBK 고소취하, 283만 명 특별사면, 10조여 원 현금 나눠주기 등 법질서를 이완하고 사태를 무마하는 조치뿐이다.

이런 정권은 노 정권이 친 대못을 뽑기는커녕 또 하나의 인기 영합 정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 5년 뒤 재집권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럴 필요도 찾기 어렵다. 과연 이렇게 허무하게 민주시장 질서를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정부나 국민 모두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지금 성찰해야 한다.

첫째, 정부가 단호해야 한다. MBC의 왜곡방송은 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정부가 이런 날조를 저질렀다면 아마 정권이 무너졌을 사건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른바 공영(公營)방송의 이러한 범죄행위를 왜 진작 제재하거나 법적 대응하지 못했는가. 또 왜 공영방송이 광우병 위험과 촛불집회를 선동하는 시간만큼 방송시간을 요구해서 그들의 거짓을 국민 앞에서 반론하고 규명하지 못하는가.

뒤늦게 농수산부가 민·형사소송을 하겠다지만 뒷북 치는 일일 뿐이다. 앞으로 정부는 이 범죄를 가차 없이 밝히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서, 사회불안을 획책하는 세력에게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고소취하와 사면이나 되풀이하는 정권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세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둘째, 시민이 이성과 소신을 가져야 한다. 그들이 너무나 거짓이 뻔한 선동에 빠져 67%가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답했기 때문에 수만 명이 말 안 듣는 대통령을 복종시키겠다고 청와대로 진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국민이 좌파집단의 상투적 선동에 속으면 정권은 좌파가 되는 수밖에 없다.

지식인이나 언론 역시 양비론과 보신주의에 숨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벼랑에 몰린 좌파집단이 만사를 제쳐놓고 몸을 내던져 투쟁함에 대해 보수집단은 실상 이의 100분의 1의 힘도 쏟아 대항하지 못한다. 몸을 사리고 남이 투쟁한 덕으로 공짜버스를 타려는 것이 가진 것 많은 보수층의 속성이다. 결국 좌파 투쟁자들은 일당백의 정예가 되고 보수진영은 오합지중이 되어 승패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셋째, 정권이 사심을 버려야 한다. 보수는 "가진 집단"이라서 더욱 깨끗하게 정도를 가야 당당해질 수 있다. 그러나 현 정권 100일 동안 인사 풍문이 그칠 때가 있었는가? 필자 같은 사람까지 "자리 나누어 줄 사람이 수천 명 대기한다, 만사형(兄)통이다, 공기업의 자회사 사외이사 자리까지 모두 챙긴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권력 내부의 주도권 장악 투쟁을 암시하는 소문과 뉴스도 수시로 흘러나왔다. 과연 "그들"이 트로피 쟁탈전이나 벌이라고 우리가 그렇게 치열하게 좌파 10년 내내 투쟁한 것인가? 정권은 왜 가장 골수로 지지한 집단이 입 다물고 그들 뒤에서 냉소를 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소싯적 고난이 성공을 만든다. 국민, 언론, 정부, 정권 모두 이번 광우병 재난을 오히려 행운으로 만들도록 재삼 각오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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