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지법 위반과 허위농업계획서 제출을 보도하려 한 언론사에 기사 누락을 부탁해 야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아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이번엔 '거짓말' 논란에 휘말렸다. 문제가 된 농지 구입 경위에 대해 이 대변인은 당초 "회사 동료 분의 친척이 구입을 알선했다"고 해명했는데 농지를 소개해 준 사람이 이 대변인의 설명과 달리 김진선 강원도지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대변인단이 총출동 해 이 대변인의 사퇴를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차영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대변인이 과거 쓴 기사까지 꺼내 공격했다. 차 대변인은 "이 대변인이 투기한 춘천 땅을 김 지사의 소개로 매입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면서 "이 대변인은 이 땅을 친척이 알선했다고 해명한 바 있는데 이 대변인의 거짓말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소개한 땅이라고 해명해도 좋다'는 김진선 지사의 태도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결국 도지사가 투기를 알선했다는 것인데, 이것을 공개해서 위기를 모면하라는 조언을 아무 거리낌없이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차 대변인은 "청와대 공직자도, 도지사도 불법적 투기를 막아야 할 사람들인데 개발 정보를 흘려 투기를 알선하는 행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난감하다"면서 "이 정권에 만연된 도덕불감증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차 대변인은 "이 대변인의 끝없는 거짓말은 이제 끝나야 한다"면서 "농지 투기 자체도, 알선한 사람도, 영농계획서도 모두 조작이고 거짓말이었고 이름 빼고 믿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분이 정권의 대변인을 계속하는 한 정부 '신뢰성 제로'의 상황을 도저히 면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이제 지겨운 논평을 끝내고 싶다. 이것은 국민의 요구다. 즉각 사퇴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지사에게도 "당 차원의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이 대변인이 91년 기자 시절 쓴 내용"이라며 "'재벌이 땅을 사재기하고 있다. 그래서 관광지 조성 등으로 땅값이 뛰어서 횡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재벌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자 이동관이 그립다"고 비꼬았다.

    유은혜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2004년 당시 김 지사가 언론사 간부였던 이 대변인에게 개발 정보를 제공했고, 결국 이 대변인은 땅 투기를 주도했다는 것이 된다"면서 "불법 투기를 알선한 김 지사나 이를 기회로 땅 투기에 나선 이 대변인이나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그 후안무치함이 놀랄 뿐"이라고 개탄했다. 유 부대변인은 "이 대변인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시절 '한국경제는 땅 투기꾼이, 정치는 당 투기꾼이 망친다'고 했는데 국민은 경제 살리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는데 이 대변인은 경제 망치려고 청와대에 들어갔느냐"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 대변인은 논설위원때 '홍보의 출발점은 진실'이라고 했다"면서 "'거짓말도 큰 소리로 반복하면 대중이 믿게 된다'고 한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의 신봉자가 아니라면 이미 반복되는 거짓말로 신뢰를 상실한 이 대변인은 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뒤 "이 대통령이 집권 2개월만에 지지율 25.4%라는 정권 말기적 현상이 나타나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이 대변인을 즉각 경질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