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은 8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과 함께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7일 국회 농해수위의 '미국산 쇠고기 개방 청문회' 뒤 민주당의 입장은 더 강경해졌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쇠고기 협상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고시를 무기한 연기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고시 연기 뒤 국회에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뒤 재협상을 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선진당 민노당과 공조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쇠고기 재협상 촉구결의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고 이를 위해 이날부터 의원 서명에 착수하기로 했다. 야 3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재협상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봐 충분히 승산있는 승부라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영향력이 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재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민주당엔 플러스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충돌에서 민주당은 박 전 대표를 활용하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위·농해수위·쇠고기협상투쟁위 연석회의에서 재협상 촉구 결의안 국회 처리 방침을 밝힌 뒤 "야 3당 의원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에도 정의로운 의원들이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의원께서 재협상 발언을 하신 적이 있고 한나라당의 양심적인 의원들도 동참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미국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도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기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자세"라고 비판한 뒤 "국민이 분노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통령 발언이 "협상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농해수위 청문회를 보며 느낀 점은 정부가 참으로 이 문제에 대해 국민을 얕잡아 본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도 정부의 입장 변화를 "들끊는 민심에 정부가 불복한 결과로 잘못된 협상임을 국민에게 알려준 것"이라고 강변했고 박홍수 사무총장은 "일부에서 해당 장관과 통상 책임자 문책 얘기가 나오지만 장관선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윗선에서 책임지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다. 총리 이상이 책임져야 한다"고 물고늘어졌다.

    민주당은 또 이날 오전 나온 한승수 국무총리의 담화도 "국민을 무시했다"며 평가절하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 총리 담화문은 한 마디로 지금 국민들이 제기하는 걱정과 불안이 전부 거짓말이고 괴담이라는 것이고 미국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 총리가 몇 가지 적시한 사례가 있는데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했는지 모르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화에 담았다"고 주장한 뒤 "담화는 국민이 무엇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지를 무시하는 듯했고 국민 주장을 괴담으로 치부하는 우를 범했다"고 트집잡았다. 그는 "이것이야 말로 '총리괴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