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살아서 돌아오라”는 특명을 받고, 당선하여 특명을 수행한 박근혜 측근들과의 감격적인 해후(?)가 언론에 토픽을 장식하고 있다.

    친박계가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60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속칭, 박근혜의 힘이 총선 후 화제라고 몇몇 언론은 부풀려 기사화 하고 있다. 박근혜의 후속행보에 정치권의 촉각이 날을 곤두세우고 있다니, 참으로 딱하고도 딱한 일이다. 5년 후 대권을 바라보는 박근혜의 미래를 상정해 본다면, 박근혜가 취할 다음의 행보는 불을 보듯이 뻔한 것이 아닌가. 무슨 큰 전공(戰功)이나 세운 듯이 친박 당선자들이 줄줄이 주군(主君?)인 박근혜를 잇따라 방문하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고 언론은 대서특필하고 있다.

    아니, 박근혜와 친박 당선자들의 환담이라기보다는 충성(?) 맹세와 향후 정치 일정 및 행보에 관한 전략회의 정도로 가상해 볼 수 있음직도 하다. 아마도 다양한 정치 전략적 의견을 교환하면서,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하여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책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그 정도로 해석하면 정히 딱 맞을 성 싶고 또 좋을 성 싶다. ‘살아서 돌아오라’와 ‘생환한 친박 당선자들’ 사이에 만발하고 있는 중요한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5년 뒤 박근혜의 대권 쟁취를 위한 각종 시나리오와 이를 위한 향후 한나라당 당권 관련전략이 환담의 중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시점에서 ‘친박 계열’과 ‘박근혜’는, 차원 높은 겸손의 미덕을 가져봄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온 천하를 다 얻은 것처럼 내일쯤이면 권력화(權力花)가 온 하늘에 만개(滿開)하리라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잘 알다시피 권력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진정으로 자기 성찰과 미래에 대한 깊은 혜안을 만들기에 주력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뜻이다. 더욱이 총선에 당선된 친박 의원 나리들께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종복임을 스스로 깊이 깨 달고 국민을 섬기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봄이 더 나을지 모르겠다.

    생환한 친박인사니 뭐니 하는 말들이 신문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이 나라가 지금 17세기에 머물고 있는가 하는 이상스러운 착각을 갖게 된다. 기고만장하여 벌써 안중에 유권자의 모습을 잊어버렸다면, 이것은 매우 큰 국가적 불행이다. 국민은 권력 투쟁에 임하는 듯한 역겨운 모습을 무척이나 혐오하고 있다는 사실도 친박 당선인들께서는 알아주었으면 한다.

    비례대표까지 뽑은 친박연대라고 했으면, 왜 굳이 한나라당에 꼭 들어가려고 발버둥쳐야만 하는가. 국민은 그러한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의 의도가 매우 궁금하게 보일 뿐이다. 차라리 독자세력화해 5년후 대권쟁취를 위한 가칭 박근혜 정당을 설립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한 정치행위가 아닐런지···.

    김무성이 부산의 자기 지역구에서 당선된 거나 박지원이 목포의 자기 지역구에서 당선된 것 모두는 자기의 탄탄한 안방에서 헤엄쳐서 얻은 당선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겸양지덕을 지닐 수 없을런지. 집을 나간 지 두 달도 채 안돼서 한번 나갔으면 들어오지 말 것이지 왜 또 다시 들어온다고 난리를 쳐야하는 것인지 국민은 정말 친박 정치인들의 그 오묘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자를 밀쳐내고 당선되니 뵈는 것이 없어졌나는 말을 듣는 것도 결코 무리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차제에 박근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견제 세력이 아니라 오히려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의 한축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의 책임을 공유한 한나라당 정치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근혜는 ‘자기 당’을 탈당한 사람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생환 메시지’를 타전한 정치인이다. 그것도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알려주면서···· 자기가 속한 한나라당 후보를 기어코 꺾어 ‘이겨서 돌아오라’는 뜻의 메시지를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에게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은가. 원칙은 필요하면 원칙이고 필요없으면 해지되는 물과 같은 말만은 아닐 것이다.

    2008년 4.9 총선은 ‘박근혜축제’ 이자 ‘친박당선자들’의 축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권재민(主權在民)’을 생각하는 속깊은 정치인이 돼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기도다. 당권 다툼과 권력 다툼에 이골이 난 유권자 국민 눈에는 ‘정치인’이 아름답게 보일 리 없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해서 ‘살아서 승리하고 돌아왔으니 이제 한달여 전에 뛰쳐나온 집(한나라당)을 다시 찾아들어가서 당권도 쥐고 권력투쟁도 해야겠다’는 터프한 마인드로는 국민 마음을 결코 살 수 없다. 5년 후 개선장군을 꿈꾸는 친박 계열의 적나라한 흥분의 목소리가 밖으로 소란하게 들려서야 되겠는가.

    ‘선거’의 포퓰리즘에는 탁월한 유능함을 보여 왔지만 박근혜의 또 다른 유능함은 국민에게 아직까지 그 아무 것도 보여준 것이 없다. 유능함과 정치적 덕목에 관한 한 아직까지 미지수인 박근혜 판타지가 과연 실상으로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허상으로 사라질 것인가····· 그것은 곧 밝혀지고야 말 한국 정치 현실이겠지·····

    결국 박근혜는 정치인으로서의 유능함이 아직까지 국민에게 인식되어 있지 않은 미지수다. 바로 이러한 사실을 박근혜는 명심해야 할 것이며 스스로가 국민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유능함을 보일 수 있는 자구 노력이 필연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