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를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 동작을, 은평을 등 4.9총선 '빅3' 지역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들의 대결이란 점에서 중앙 무대의 이슈가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반도 대운하 반대집회의 선거법 위반 결정,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 방문 논란 등 막판 변수로 인해 판세변화 조짐도 읽힌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한나라당 박진 후보가 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동작을에서는 정몽준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차기 대권 리허설을 치르고 있다. 은평을에서는 '실세' 이재오 의원이 대운하 반대를 이슈화하고 나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 밀릴 수 없는 한판을 벌이고 있다. 저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좌우되는 탓에 말 그대로 총력을 다하는 양상이다.

    종로에서 배출한 대통령만 세명(윤보선 노무현 이명박)이란 점은 이 지역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나라당은 선거 마지막날 강재섭 대표와 맹형규 선대위원장이 박진 후보를 지원하면서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손학규 후보는 오전 중앙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역에 머물머 집중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민주당은 당 대표가 출마한만큼 중앙당 차원에서 남은 전력을 퍼부을 태세다. 박 후보측은 "선거 초반 나타난 지지율 격차에서 소폭 변화만 있을 뿐 승리에는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손 후보측은 "바짝 추격한 상태로 승산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중반까지 정몽준 후보의 질주가 눈에 띄었던 동작을은 선거 막판까지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며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사무실 침입 시도 사건, 정몽준 후보 비방유인물 살포에 이어 7일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발송으로 논란을 벌였다. 정동영 후보측의 의혹제기에 정몽준 후보측은 "네거티브에 매달리는 선거운동"이라며 맞선 상황이다. 이 지역도 정몽준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상황에서 여기자 성희롱 논란 등을 겪으며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은평을에서는 문국현 후보가 이재오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앞서 나갔으나 선거 막바지 이 후보의 '뒷심'이 발휘되면서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후보는 당 공천 갈등에서 기인한 내부 파워게임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대운하 반대 이슈로 이 틈을 치고 나간 문 후보의 전략도 주효했었다. 문 후보는 8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지역으로 돌아가 선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다져온 바닥 정서의 탄력에 고무된 이 후보는 지역을 누비며 마지막 지지호소에 나서 극적인 역전승을 기대하고 있다. 양 후보는 지지층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투표율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