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모순은 한마디로 해당 행위를 한 고진화는 당규에 의해 엄정하게 처리하면서도 한나라당 공천탈락에 반발하여 밖으로 뛰쳐나간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를 향해 지지를 표현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감히 ‘해당행위’라고 말도 못 꺼내는 겁쟁이 정당이라는 사실에 있다. 비록 공천이 잘못 되었더라도 일단 당내 공천이 끝났으면 승복해야하는 것이 당인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탈당한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을 향해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근혜의 교조주의적 선언(?)과 ‘박핏줄’ 운운하는 친박 정치인들의 끈끈한 연대감만이 무성하게 정치권을 맴돌고 있다. 박근혜 팬클럽과 친박 정치인들이 대한민국 정치판을 후끈 달구고 있다고 보아 틀림없다.

    박근혜는 ‘한나라당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고 외치면서도 친박연대 결성에 참여한 친박 정치인들을 향해 ‘살아 돌아오라’는 의미심장한 감상적(?) 메시지를 남겼고, 이에 따른 친박계 정치인들은 시대에 맞지 않은 ‘박 핏줄’ 운운하며 한국정치를 더 희화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박근혜 없는 박근혜 신당이 출현했고, 이들 친박연대, 친박계 무소속들이 한데 뭉쳐 정치적 ‘소생’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현실이다. 공천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박근혜’를 앞에 내세우고 기어이 당선돼 한나라당에 복당하겠다고 비장한 정치맹세를 기약하는 모습에서 한국정치의 문제의식이 솟아난다.

    지금 정치판에는 정치개혁은 이미 실종 되었고, 정치는 희화화되어 2008 한국정치 관련 코미디가 속출하고 있다. 권력을 창출해내고 유지하며, 그에 따른 권력을 재생산하고 있는 집권측으로서는 당연히 자기들의 의중을 공천에 반영시키기 마련이며, 이러한 정치 행위는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표현될 수도 있다. 즉, 권력을 잡은 자는 당연히 공천에 강한 영향을 주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공천 탈락자는 공천이 ‘공정’치 못하고,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현상이 그 어느 때 보다 심화되고 있다. 물론 이번 한나라당 공천이 지극히 잘못 만들어진 비민주적 기구인 ‘공심위’에 의해, 겉잡을 수 없는 문제들을 다량 파생시켰다는 점도 특이한 현상이다.

    만약 이명박 대신에 ‘박근혜’ 가 집권 하였었다 하더라도 박근혜계 또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박측의 의중대로 ‘좌지우지’ 했었을 것이 뻔하고, 이때 집권에 실패한 이명박측 또한 공천이 공정치 못하고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강하게 저항했었을 것이다. 그 경우 집권자인 박근혜측 또한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상정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러한 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박근혜가 왜 이토록 ‘공정’‘원칙’ 운운하며 ‘살아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친박 정치인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일까....

    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일찍 체험하고 권력 속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왔던 박근혜가 왜 ‘살아서 돌아오라’ 라는 메시지를 친박계들에게 보내면서, 당인의 도리인 자신이 속한 당 후보들이 자신의 휘하(?)인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연대 후보들과 그의 팬클럽으로부터 심각한 손상(?)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아랑곳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살아서 돌아오라’ 라는 메시지에 박근혜의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두말 할 나위 없이 5년 뒤를 꿈꾸는 대권의 용좌를 의식한 박근혜의 앞을 내다보는 먼 먼 혜안 일지도 모른다.

    정당정치의 원론적의미가 상실된 ‘친박연대’라는 무소속 정치인들이 박근혜를 업고 정치권을 강타하며 정치를 희극화 시키는 이 나라는 정녕, 이해 못 할 사회 병리를 안고 있다고 보아 거의 틀림없다. 권력의 핵심으로부터 멀어진 서청원 김무성 등 친 박근혜 정치인들은 그토록 오랫동안 몸담았던 자신의 정당을 갑자기 뛰쳐나와 헌정 사상 일찍이 듣도 보도 못한 친박연대 또는 친박 무소속연대라는 희한한 이름을 내 걸고, 권력의지를 불태우는 작금의 상황은 확실히 엄청난 정치적 불안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정치사적으로 상당히 불행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혐오와 불신의 정치판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 정치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다선 의원 출신인 서청원 김무성 등이 만든 친박연대 친박무소속 때문이라는 가설이 성립될 수도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1세기가 들어서 인터넷 최강국이 되었고 IT기술이 세계의 으뜸이라고 자부하는 이 나라의 정치판은 왜 이리도, 세계적인 퇴행적 정치 ‘코미디’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정치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사명의식’은 도대체 눈 닦고 찾아 볼 수도 없는 대한민국 일부 국회의원들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국민들은 한국정치인에 대해 좌절하거나 체념 한지가 이미 오래인 듯한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 2일 박근혜는 당내 친박인사 10여명에게 ‘영상유세’를 통해 간접 지원유세를 펼쳤다. 박근혜 측근임을 강조하는 ‘박근혜 마케팅’을 유권자들에게 환기 시켜줄 의도가 담긴 ‘영상유세’다. ‘박핏줄’로 불리는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는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근혜의 간곡한 친박 메시지를 가슴속(?) 깊이 새기고, 향후 5년 후의 ‘대한민국 정치’의 ‘환타지’를 합창하려고 거대한 기획을 서슴없이 내비치고 있다.

    미스터 쓴소리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조순형 의원은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 연대를 가리켜 “어떤 특정 개인, 그것도 다른 당에 있는 인물을 지지하면서 복당하겠다. 이것은 무슨 정당이 아닌 팬클럽 아니냐” 면서 “친박연대의 기본적 성격이나 여러 가지로 봐서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를 폄하했다. 독특한 이념과 노선 그리고 정책이 살아 숨쉬는 조직이 바로 정당인바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은 이념, 노선, 정책은 없고 사당적 성격과 감상적 연대감이 짙게 풍기는 하나의 결사체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공천파동으로 인해 생긴 21세기 초유의 한국정치 광상곡이 울려 퍼지고 있는 작금의 책임은 분명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을 리모트 컨트롤하고 있는 박근혜를 제어 통제하지 못하는 집권당인 한나라당에 있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