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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자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선 참패 뒤 '노무현 색깔 빼기'를 위해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대표로 뽑는 등 '노무현 탈색' 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개입은 달갑지 않다.
4·9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통합신당으로선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통합신당의 분위기는 23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여과없이 노출됐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적절치 못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청와대는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도 시작하기 전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해 흐름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요망한다"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개편과 관련해서는 국회에 맡겨야 한다. 우리가 책임지고 당당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어 "물러나는 대통령이 간섭하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도 있고 논의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노 대통령에게 불만을 쏟아낸 손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과 인수위도 비판했다. 그는 "인수위에서 28일까지 (정부조직법) 논의를 마치고 국회 의결을 해달라는 것은 오만이며 독선"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결코 있을 수 없다. 면밀한 검토와 토론을 거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포함해 인수위측이 공무원과 공직 사회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이 역시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직사회를 일방적으로 '철밥통이다' '부처 이기주의다'고 매도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 이 당선자가 '공직사회가 걸림돌이 된다'고 발언한 것이 자칫 공무원과 공직자 사기를 떨어뜨리고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