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청산'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28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의 당론 수렴 작업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인적청산' 문제로 각 계파간에 신경전을 벌인 뒤 만난 터라 분위기는 냉랭했다.

    의원들도 계파별로 모여 앉았다. 2선 후퇴 요구를 받으며 코너로 몰린 친노 그룹은 뒤편에 따로 자리를 잡았다. 유시민 유기홍 이광철 이원영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장관을 지냈고 열린우리당에서 의장 및 원내대표를 지낸 의원들은 수도권 초선 의원들로 부터 '백의종군' 요구를 받고있는데 이들 역시 그룹을 만들어 한쪽 자리에 앉았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의총에 불참했다.

    전날 친노그룹을 향해 "물러나라"고 요구했던 김한길 의원은 천정배 신기남 의원과 함께 앉았고 '인적청산'에 불을 당긴 초선 그룹과 수도권 386 의원들도 그룹을 지어 함께 자리했다. 인사말을 하려고 마이크를 잡은 김효석 원내대표는 당 쇄신 문제를 언급했고 이때부터 회의장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쇄신의 핵심은 공천 혁명이다. 현역 의원(142명) 중 50여명은 물갈이 돼야 한다"며 '인적청산'에 논란에 불을 지핀 김호진 쇄신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떴다.

    김 원내대표는 "당의 정체성과 진로가 바른 것인지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얼버무리고 지나갈 내용이 아니다"면서 치열한 토론 필요성을 역설했고 김 위원장은 "책임문제도 어물쩍 넘어가면 국민들이 쇄신의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는다"며 거듭 '인적청산'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물론 생살을 도려내는 어리석음을 보여서는 안 되지만 공천혁명, 공천제도의 과학화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의원들 앞에서 말하기 난감하지만 현역 의원이라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역차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의원들의 표정은 굳었다. 그룹별로 앉은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 도중에도 대책 논의에 분주했고 회의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도착한 오충일 대표는 회의 내내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통합신당 지도부는 30일 소속 의원 전원과 중앙위원이 참석하는 '중앙위원 워크숍'을 열고 1차 쇄신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날 워크숍에서 당 쇄신안에 대한 의원들의 반응을 살핀 뒤 최종 쇄신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쇄신위에 불만도 큰 상황이라 결론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