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정 후보는 19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 유력'이 결정되자 서울 당산동 당사에 들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선거결과를 받아들였다.

    정 후보는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사를 찾아 당 지도부 및 선거대책위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사에는 정 후보 지지자들도 찾아는데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결과를 받아들인 뒤 "이명박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 잘 해주실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내가 부족해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진실의 편에 서서 끝까지 믿고 지지해준 한분 한분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뜨거운 감사를 표한다.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 비록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 뒤 곧바로 지지자들 및 취재진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이동했다.

    정 후보가 대선결과를 받아들이면서 대선 이틀 전 국회에서 통과시킨 '이명박 특검법'도 추진 동력을 잃어버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신당은 "이명박 당선자가 본인의 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에 성실히 협력해 줘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이낙연 대변인)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특검'에 회의적인 시각이 높은 상황이다.

    일단 통합신당은 내년 1월 하순 전당대회에서 당을 다시 추스리고 총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향후 통합신당의 앞날은 밝지 않은 상태다.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경우 총선 역시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일단 범여권 교통정리 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고 막판까지 단일화를 거부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도 현재로선 독자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양한 계파가 한배를 타고 있는 현 당 내부 상황도 통합신당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저조한 득표율로 '이명박 특검법'을 추진할 동력마저 잃어버린 만큼 통합신당 내에서는 '정동영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곧바로 각 계파간 당권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통합신당 당사 앞에서는 정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정동영"을 외치며 정 후보의 낙선을 위로했고 일부 당 사무처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