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반 이명박 전선' 형성이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명박 BBK 발언 동영상' 공개 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간 연대 모색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17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에게 '반부패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정 후보의 공동정부 구성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제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동정부 구성 대상에 이회창씨까지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공동정부 구성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반부패연대를 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누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를 기준선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난 지금, 이 후보의 승리를 용인하는 것은 국민 모독이요, 역사에 대한 죄악으로, 어떤 누구와도 연대와 협력을 할 수 있다. 모든 세력과 후보에게 문을 열고 대화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역시 전날 마지막 TV토론에서 "어떻게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나. 이 자리를 빌려 (이 후보를 제외한) 5명이 토론회 이후 만나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기를 제안한다"면서 5자회동을 요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정 후보의 제안으로 각 후보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신당은 막판까지 후보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태세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및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늦었지만 아직까지 남은 이틀이 있다. 문국현 후보나 이인제 후보, 권영길 후보 이 분들도 정동영 후보와 함께 구국의 결단으로 단일화를 이뤄내자. 간곡히 호소한다"며 범여권 단일화를 촉구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이회창 후보까지 포함해 구국의 결단으로 반부패 대연합전선을 펼치자고 제안한다"면서 "당이 앞장서고 당도 필요하면 모든 기득권을 양보하겠다. 이것은 선거가 아니라 구국운동이고 결단을 해야 한다"면서 이씨에게도 연대를 요구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역시 "한 가지 부탁하겠다"면서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에게 "우리는 지금 함께 추락할 위기에 서 있고 중요한 자기 결단을 통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문한 뒤 "우리는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함께 모여 이틀 동안 힘을 모을 방법을 강구해 우리나라를 건지고 승리로 이끌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이회창씨를 언급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