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3일 전 터진 '이명박 BBK 발언 동영상'이 후보 간 마지막 TV 토론회를 강타했다. 이날 오전 "(내가) BBK를 설립했다"고 말한 지난 2000년 10월 이 후보의 광운대 특강 동영상이 전격 공개되면서 마지막 토론회는 난타전이 예고됐다.

    이런 전망은 적중했다. 토론 시작부터 '이명박 BBK 발언 동영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가 이를 직접 꺼냈고, 나머지 다섯 후보는 곧바로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공세를 펼치는 등 토론시작 부터 불꽃 튀는 설전이 벌어졌다.

    이 후보는 시작부터 "오늘 나는 몇 가지 감회를 말하고자 한다"면서 동영상 해명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많은 네거티브로 음해공작에 시달려왔다"며 이날 공개된 동영상 역시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뒤 "오늘 동영상 나온 것에 대해 나는 30억을 내라는 공갈범의 공갈을 받았지만 즉각 신고했다"며 BBK와의 무관함을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BBK 사건에 대해 정성진 법무장관에게 검찰이 재수사를 하도록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드디어 투표 3일전에 새로운 공작이 나오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출한 뒤 "대통령에게 선거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나머지 후보들은 즉각 이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토론 이후 이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간 5자회동을 제안하기도 대선 막판 '이명박 BBK 발언 동영상'이 최대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 후보 뒤 마이크를 잡은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오늘 충격적인 폭로가 있었다"고 포문을 연 뒤 "이 후보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이 드러나 대통령직을 사임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며 "거짓이 드러났다면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국민들이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도 "오늘 새벽 동영상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뗀 뒤 "이 후보는 BBK와 아무 상관없다고 강조했는데 동영상의 강연에서 BBK를 직접 설립했고 이익도 올렸다고 하는데 참 기가 막혔다"면서 "그동안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엉터리였다는 것이 드러났고 안됐지만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온갖 탈법과 편법을 일삼는 후보가 어떻게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느냐. 절대로 안 된다. (이 후보는) 마땅히 국민에게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도 첫 발언부터 "실체적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면서 공격했다. 정 후보는 "오늘로 한나라당은 두 번 죽었다. 10년 전 외환위기로 나라경제를 죽여 부도를 냈고, 오늘 그 당에 후보가 스스로 거짓말쟁이임을 드러냈다"면서 "(이 후보가) 신용파탄자임을 드러냈다. 경제핵심은 신용인데 신용이 무너지면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든 무너진다"고 주장한 뒤 이 후보에게 "이 후보님 광운대 가셨습니까. 이 후보님 BBK를 설립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랬다면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 안됩니다. 어떻게 나라를 이끌겠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역시 "이 후보의 거짓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진실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그나마 믿었던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서 "어떻게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나. 이 자리를 빌려 (이 후보를 제외한) 5명이 토론회 이후 만나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