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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총기탈취사건이 새로운 대선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대선 최대 변수로 예상됐던 BBK 의혹이 검찰수사결과 깨끗이 해소된 이후 이명박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한나라당을 긴장케하고 있다. 후보 유고시 대선을 연기하는 소위 '테러방지법' 역시 대통합민주신당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급기야 8일에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자신이 총기탈취범이라며 이 후보를 위협하는 전화가 걸려오기도 해 한나라당을 더욱 신경쓰이게 했다.
대전시당에서 7일 열린 한나라당 대전·충남지역 확대선거대책회의에 경찰특공대 폭발물 감지견이 등장한 데 이어, 8일 이명박 후보의 경주 유세에는 금속탐지 검색대가 선보였다. 검색대는 유세 차량을 중심으로 30m 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됐으며, 이 후보도 경호팀의 권유로 방탄복을 입고 유세에 나섰다.
전날 경호 문제로 청주 거리유세를 부득이하게 취소했던 이 후보는 이날 고향인 포항과 경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자들과 이 후보가 한덩어리가 돼 엉키고 섥혔던 평소 유세장과 달리 이날 두 유세장에는 관할 경찰서에서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 후보의 동선을 보호했다. 덕분에 2만여명이 몰린 포항역, 1만명 남짓한 경주역 유세는 대규모 청중이 운집했음에도 질서정연한 형태로 진행됐다. 이 후보도 경주유세 말미에 "고향인 포항, 경주에 오긴 와야 되는데, 오면 경찰이 고생이고…"라면서 경호를 위해 출동한 경찰들을 향해 "정말 고생많습니다"라며 청중의 박수를 이끌었다.
유권자들의 우려도 컸다. 이 후보와 경주에 동행한 나경원 대변인과 인사를 나누던 한 시민은 "몸조심해야 된데이(된다)"라며 수차례 당부했으며, 경찰측의 다소 엄격한 통제에도 시민들은 잘 따르는 모습이었다.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많은 국민이 이 후보의 신변 안전을 걱정하고 있고, 또 철저한 경호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대선 후보의 신변 보호가 남은 대선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의 소행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용의주도하고, 흉악할 수가 없다. 범인의 소재도 당국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 또한 답답한 일"이라며 "더구나 범인을 자처하는 자가 위해 협박까지 했다. 누군가 장난이라 믿고 싶지만, 예사롭지 않은 사건의 뒤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도 대선 후보 경호를 강화했다. 경찰특공대 5개 팀 30여명, 근접경호팀 50여명, 지역 경찰서의 근접경호요원 20여명, 2.3선 방어 및 유세장 지원 경호원 200여명 등을 각 후보에게 배치되도록 조치했다.[=포항·경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