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4일 사설 'BBK 특검 발상 너무 속보인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BBK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당초 어제 발의할 방침이었으나 따가운 국민 시선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발표 전에 발의하면 검찰에 대한 협박으로 비친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특검 카드는 어떻게 포장해도 검찰에 압박을 가하려는 몸부림일 뿐이다. 대선 투표일까지 BBK 불씨를 살려 이명박 후보를 흠집내고, 멀게는 내년 18대 총선까지 이슈화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신당 내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은 이 법안이 선거용이라는 사실을 대변한다.
오로지 수사결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특검법이라면 포기해야 한다. 혹시라도 특검법을 발의하면 수사 내용이 바뀌고, 대선판도가 변할 것이라고 계산했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신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 탓' 없이 '네 탓'만 하는 데 있다. 온갖 의혹 속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당사람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BBK 한방이 터지기만 기다리는 식으로는 민심도, 정권도 절대 얻을 수 없다.
게다가 국민까지 호도하고 있다. 신당은 '검찰의 정의구현 의지가 어떠한 정치적 압박과 고려에 의해 좌절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충정에서'라고 특검법 발의 이유를 밝혔다. 검찰의 정의구현 의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특검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로, 검찰을 흔들려는 의도가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발상이다. 논리가 얼마나 빈약하면 특검법 공조대상으로 꼽는 민주노동당이 "실체적 진실 파악보다는 대선 전략용"이라는 논평을 냈을까. 임박한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검찰주변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런저런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민감한 시기에 쓸 데 없는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검찰도 마지막 순간까지 처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