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한다"

    30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박명광 의원. 박 의원은 "이명박 후보의 충청도민 폄하 우롱 모독 발언을 지적하겠다"면서 마이크를 잡았고 곧바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그 동안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수도를 막고 싶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대선 때가 되니까 '행복도시를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아무리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표리부동해서는 안된다.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부터 있어야 겠다. 이 점을 지적한다"

    "행복도시, 이것은 또 '이명박 표 세종시'로 만들겠다고 한다. 그동안 훼방만 놓다가 우리 당과 충청도민이 어렵게 물건을 다 만들어 놓으니까 자기 상표를 붙이겠다는 것인데 양심불량, 놀부 심보라 지적할 수밖에 없다. 또 이 후보는 28일 천안유세에서 '충청도민이 머리 써서 표가 갈라지면 안 된다'고 했다. 도대체 충청도민은 머리를 쓰지 말라는 얘기냐. 생각하지도 말라는 얘기냐. 이 후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는 것이냐"

    "충청도 표가 가는 곳에서 대선승리가 있었다. 그런데 이 후보는 연초에도 '되는 곳에 충청도 표가 따라가서 이기는 것'이라 얘기했다. 그동안 잘 아시다시피 대선은 언제나 충효의 중심지였던 충청도가 몰아주는 곳에서 대선을 승리했는데 되는 곳에 충청도 표가 따라간 것인 양, (충청도민을) 기회주의자로 폄하했다. 이명박씨는 충청도민에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박 의원의 이 같은 요구는 그간 정동영 후보의 일관된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정 후보 역시 타 후보들로부터 참여정부의 실정을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정 후보가 단일화를 기대했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정 후보의 단일화 요구 때 마다 국정실패 사과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이런 요구를 받을 때 마다 "대선이 29일 남았는데 미래를 얘기해야 하지 않겠느냐. 참여정부의 연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5년을 어떤 철학으로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것"(2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서)이라며 사과요구를 피해갔다.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고 미래를 얘기하자는 정 후보. 그런데 정작 통합신당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사과요구는 접어둔 채 이 후보의 과거만 들추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