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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노망든 게 아닌가"란 김근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의원의 막말에 이어 통합신당이 또 말실수를 했다. 이번에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독주체제로 진행되는 현 정치상황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말인데 국민이 '집단최면'에 걸린 것 같다는 식의 발언이어서 '국민 노망'에 이어 파문은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 발언의 주인공은 통합신당의 노웅래 의원. 노 의원은 27일 개인 성명을 통해 "17대 대통령 선거가 오늘부터 22일 동안 막이 올랐지만 정치상황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혼돈 그 자체"라면서 "국민들이 무언가에 단단히 홀린 것은 아닐까. 아니 집단최면에 걸린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만드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불의가 대한민국을 뒤덮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이 후보가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현 정치상황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옳지 않음'이 눈에 보이는데도 '그 쯤이야', '그럴 수도 있지'라며 덮어지는 분위기, 그 속에서 불의는 세를 불리고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반대로 정의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를 있게 했고 이 자리까지 이끌어온 그 정의가 사라지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공격했다. 노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후보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은 뒤 "우리사회의 공적인 부동산 투기를 위해 위장전입을 밥먹듯 한 사람이 누구냐. 공부하러 외국나간 자식까지 자신의 업체에 '위장채용'해서 사문서위조와 탈세 등 중대 범법행위를 하고서도 세금 몇 푼 토해내고 그만"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천 명 개미 투자자들의 호주머니를 턴 주가조작과 횡령 사기 의혹 등 불의로 똘똘 뭉친 장본인이 누구냐"고 따진 뒤 "이 뿐만이 아니다. 악랄한 불법 선거운동으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하고 불법을 숨기기 위해 범인도피와 위증교사까지 한 사람이 누구냐"면서 이 후보에 맹공을 쏟았다.
노 의원은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도 총구를 겨눴다. 그는 "여론조사 2위 후보는 당내 경선도 안치르고 탈당한 뒤 '삼세번'의 요행을 바라며 출마를 선언한 후보 역시 후안무치의 극치요 불의 그 자체"라면서 "부패정치 상징인 '차떼기 망령'의 당사자"라고 공격했다. 노 의원은 "대한민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4·19혁명과 6·10항쟁의 자랑스러운 역사에서 보듯, 국민 하나하나가 의분으로 뭉쳐 분연히 일어남으로써 정의를 살려냈고 지켜냈고 키워왔다. 이제 또다시 국민이 분연히 일어날 때"라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아무나 하면 지금보다는 잘 하지 않을까?'하는 패배주의와 집단최면같은 무기력증의 사슬을 끊고 국가의 장래를 맡길 수 있는 차선의 정의세력은 누구인지 행동으로 말할 때"라며 정동영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