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21일 BBK핵심인물 김경준의 친필메모와 편지를 공개하고, 이명박 대선후보와 처음 만난 시점이 김경준측이 주장하는 1999년초가 아니라 2000년초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발표대로 이 후보가 김경준과 첫 사업미팅이 2000년 이후 이뤄졌을 경우, 1999년 4월 설립된 BBK에 이 후보가 관여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 

    당 클린정치위원회 고승덕 변호사는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경준이 2000년 1월과 2월 LK-eBank설립을 위해 이 후보측에 보낸 것이라며 편지와 자필메모를 공개했다. 고 변호사는 이 자료를 근거로 "김경준과 이 후보가 비즈니스를 위해 처음 만난 시점은 2000년 초"라며 "이 후보가 BBK 설립부터 관여했다는 김경준의 주장이 모두 허위임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김경준 친필메모에는 LKe 설립을 위한 김백준씨와의 사업상 미팅날짜(2000년 2월 7일)와 함께 자본금, 도메인 주소 등 회사설립에 필요한 기초사항이 기록돼있다. 고 변호사는 "지금까지 수세적으로 해명만 해왔지만 처음으로 결정적 자료를 설명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메모를 쓴 이틀 후인 2월 9일 김경준이 이 후보에 보낸 편지 첫 머리는 새해인사로 시작하고 있고, 당초 1월 21일에서 날짜가 고쳐진 것은 면담이 쉽게 이뤄지지않았기 때문으로 이 후보와 김경준이 자주 만나지 않는 사이임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BBK정국은 이번 주가 지나면 시들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위원장은 "23일경 김경준의 어머니가 귀국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는데, 오늘 아침에 봤듯 부인(이보라)이 눈물쇼를 했고 어머니도 눈물쇼를 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적절히 대처할 것이며, 이것이 끝나면 BBK정국은 끝난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이 후보측에서는 검찰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검찰의 요구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있고, 사실상 오늘이 지나면 이 후보측에서는 더 이상 해명할 게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경준의 '이면계약서'주장과 관련,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어느 (검찰) 실무자 말로는 왜 이 자료(김경준측이 보낸 10kg상당의 자료)를 제출했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 검찰 실무진은 2002년과 다르다"면서 검찰수사에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실무진은 공작검사와 달리 지금까지는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그래서 실무검사를 믿고 적극 해명하고 증거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김경준을 구속기소하면서 이 후보 관련 여부를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노센트(innocent, 결백)하다' '관련없다'는 발표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BBK정국 이후 이 후보의 대선가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BBK 갖고 어떻게 한건 해보려 들어갔다가 안되는 것으로 정리가 되니 자녀문제로 화제를 돌리고 있다"면서 무소속 이회창씨를 먼저 겨냥했다. 홍 위원장은 "1997년과 2002년 자녀문제로 대선서 낙방한 분이 자녀문제를 갖고 자기가 자리를 차지해보겠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다"면서 "이번 주말 BBK정국이 끝나면 이 전 총재도 (대권도전을) 접을 때가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에 대해서도 홍 위원장은 "이 사람들이 대선을 준비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민주당과 합당조건을 걸고 있는 것은 대선을 포기하고 내년 총선 지분확보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BBK정국이 끝나면 대선가도에 한나라당이 탄력을 더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덕 변호사는 또 "에리카 김이 오늘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이유는 김경준 사건의 공범으로 범죄인송환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수사당국은 김경준을 기소할 때 에리카 김에 대해서도 미국에 범죄인송환청구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변호사는 "김경준 가족의 기자회견은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면서 "이면계약서 주장은 거짓이고 정식으로 체결된 '정면계약서'만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