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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07 대선의 이념적 특성은 선명보수 대 중도보수 대 좌파의 피 터지는 3자 대결장이다. 더 나아가 ‘국가정체성’을 승부로 선명보수 대 중도보수의 치열한 2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잃어버린 10년’의 반대 개념은 ‘국가정체성’을 되찾는 개념이다. 2007대선의 승부는 BBK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정체성이 승부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선명보수의 대표선수는 이회창 후보고, 중도보수의 대표선수는 이명박 후보이며, 좌파의 대표선수는 정동영 후보 아니면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그 누구가 될 것 같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2007년 대선의 모습은 실체 없는 공격들이 난무하는 너저분한 돼지우리의 오물통안 싸움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러나 현존 정치인들이 2008년 총선에서 과연 몇 사람이나 살아남을지는 적이 흥미거리다. 아마도 2008년에는 현존 정치인 중에 절반이상이 물갈이 될 것으로 보아 별로 틀림이 없다.
한나라당의 오늘은 김경준 씨의 송환을 앞두고 ‘특별상황실’까지 만들어 대비하는 모습이 마치 전시(戰時)를 방불케 한다. 한나라당 전사(?)들은 물론 2008년 총선을 기약하며 극도의 충성심을 발휘하여 BBK에 응전하고 있다. 별로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지도 않은데, 왜들 BBK 때문에 이토록 안달법석을 떨어야 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BBK의 김경준 씨 귀국을 쟁점 삼아 한나라당이나 신당이 벌이고 있는 싸움은 한마디로 의혹을 제기하며 서로가 정치공작의 주체라고 맞불을 놓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추상적인 전선 형성과 공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대선후보가 소위 BBK에 연루되어 국제적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예는 없다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엄연히 법이 살아 있고, ‘법’을 다루는 사법부나 검찰이 공정하게 BBK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믿어보는 여유가 여∙야 그 어디에도, 어느 정치인에게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이 시대의 불행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좋은 예다.
BBK 김경준 씨가 온다고 ‘한방’이나 ‘반방’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거나, 기대하는 것도 아예 접어두는 것이 좋을 성 싶다. 왜냐하면 BBK 김경준 씨가 온다하더라도, ‘정치공세’를 강화시키고, 전선을 형성 할 수 있는 대형 전투의 소재는 줄 수 있을지언정 여∙야가 보이고 있는 호들갑에 비하여서는 큼직한 ‘살인 펀치’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2007 대선의 대미(?)를 장식한 BBK가 대통령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2007 대선의 의미는 명백한 국가 정체성의 대결로써 승부하는 쪽이 승리자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잃어버린 10년’의 의미는 ‘국가정체성의 위기’를 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는 대선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진검 승부의 목표를 BBK에 놓지 말고, ‘국가정체성’을 놓고 피 터지는 전선을 형성하는 쪽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경준 씨에 목을 매고 있는 정치인들은 한마디로 검찰의 입(口)에 목을 매고 있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김졍준 씨가 오더라도 김경준 씨의 입은 직접적으로 국민 앞에 열릴 것 같지 않으며, 오직 ‘검찰의 입’을 통해서만 김경준 씨 관련 사안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경준 씨의 입을 철저하게 보안하고 차단하고 있는 ‘검찰의 입’이야말로 정치판을 흔들 수 있는 ‘태풍의 핵’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명박 후보 측근인 이방호 사무총장도 ‘민란’ 운운하며 싸가지 없는 말로 검찰을 압박하고 위협했던 것이 아닌가.
2007 대선의 가장 큰 의미는 2008년 총선에서 현존 정치권 인사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사실을 예측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별로 없는 것 같다. 국민을 우습게 알고, 자기 정치적인 입지에만 촉각을 세워 자기가 지지하는 대선후보에게 갖은 아부와 더불어 맹목적 충성을 펼친 나머지 인륜의 배반과 배신으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정치풍토가 바로 2007년 대선이다. 이토록 한국 정치풍토를 오염시킨 지저분한(?) 정치인들은 2008년에 확실하게 물갈이 될 것으로 보아 틀림이 없다. 또 물갈이 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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