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총재의 등장으로 3위로 추락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대통령 후보 측은 이 전 총재의 상승세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경선 때부터 정 후보의 전략을 담당했던 민병두 의원은 6일 서울 올림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중앙선대위 워크숍'에 참석해 당의 17대 대선전략과 정국운영방안으로 발제를 했는데 워크숍 뒤 자신의 발제 내용을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번 대선은 3자구도(이명박-이회창-정동영)로 치러지게 됐다"고 규정했다. "3자구도가 끝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유를 묻자 "이런 구도가 변화하려면 보수 측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총선을 앞둔 상황이고,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보수세력을 대표하고 자신의 명예회복과 이명박 후보의 낙마가능성을 계기로 출마한 것이기에 3자구도가 끝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 분석 결과와 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내놨다. 민 의원은 "언론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 가능성을 전제로 조사하기 이전부터 당에서 ARS를 통해 5회 정도 여론조사를 돌려봤다"고 밝혔다. 언론사의 여론조사 역시 "분석을 해봤다"고 했다. 그 결과, 출마설 초반 "15%이던 이 전 총재 지지율은 최근 25%까지 급상승했다"고 했다. 이는 통합신당 자체여론조사 결과다. 5일 발표된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총재 지지율은 26.3%까지 상승했다.
민 의원은 이런 이 전 총재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 의원은 "우리 자체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율은 55%에서 35%까지 빠졌고 이 전 총재는 15%에서 25%로 상승했으며 정 후보는 17%~19%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이 지난 열흘간의 경향"이라고 했다.
그는 "이 후보의 지지율은 15일까지 계속 빠져 20%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이 후보 지지층의 이념성향이 중도라는 점에 기초한다. 민 의원은 "대부분이 보수지지층을 20%, 중도를 40%, 개혁을 20%라고 하지만 중도는 고착력이 약하다"면서 "(그래서) 이 후보 지지율은 20%대 초·중반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 지지율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유를 묻자 "당 지지율이 뒷받침을 하고 있지 않고 역사의 퇴행, 회귀에 대한 국민의 이성적인 판단이 있을 경우 지금의 지지율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에는 회의적"이라고 했다.이 전 총재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는 이렇게 분석했다. 지지율 상승 배경은 BBK 사건 핵심인물 김경준씨 송환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김경준 송환이라는 특수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추석 때 북핵실험 뒤 이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것처럼 이 전 총재의 지지율도 이런 특수한 상황과 특수한 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경준 송환이 언론에 톱기사로 부각되면서 '이 후보가 하자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심어졌고 그래서 이 전 총재 지지율이 상승하고 이 후보는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추세는 김경준씨가 송환돼 공항에서부터 검찰청사로 연행되는 모습이 방영되는 그 시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부동층의 증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총재 출마설) 초반에 비해 부동표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다시 부동층이 늘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통합신당은 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부동층을 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4가지 전략을 세웠는데 민 의원은 "변화와 미래를 담보하는 세력으로 포지셔닝이 돼야 하고 (대선구도를)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 경제·정치 부패세력과의 전면전을 펼쳐 (지지율을 올릴) 공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권자의 투표경향이 미래와 변화에 있기에 그런 투표경향성에 집중할 것이며 (통합신당의) 이미지도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고 세력통합과 전통적 지지세력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