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연설 도중 24번의 박수와 연호가 터져나왔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는 처음과 마지막 인사를 포함해서도 고작 다섯번의 박수만 허락했다. 18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등 4당의 대선후보가 한 자리에 연이어 참석, '여심(女心) 잡기' 경쟁에 나선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 43회 전국여성대회 풍경이다.

    '어머니가 소망하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각 후보는 20분 간격으로 행사장에 도착해 교육공약, 여성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네명의 후보는 모두 부인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연설 순서는 정 후보, 권 후보, 심 후보, 이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각 후보의 지지율은 굳이 수치를 보지 않더라도 이날 행사장에서 확연히 구분됐다. 이 후보에 사인공세와 악수요청이 집중적으로 쇄도했다.

    불과 며칠전 대선후보로 결정, '개업특수'를 노리는 정 후보가 가장 먼저 행사가 열린 서울 정동 이화여고 류관순기념관에 도착했다. 정 후보와 민혜경 여사는 행사장 밖 안내요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눈 뒤 곧장 행사장에 들어섰다. 정 후보는 "이 후보와 많은 정책에서 부딪힌다. 올해 대선은 정책으로 간다"면서 이 후보 비난을 시작했다.

    정 후보는 "2008년 1월 1일부로 교육혁명을 위한 사회대협약의 해를 선포하고, 전국 학부모 선생님 학생대표 시민사회 전문가 여야 정부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동의 하에 교육혁명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동안 준비하고, 협약을 1년 동안 만들어 3년이 지나는 2011년을 교육혁명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정치권에 오래있지 않았고 들어온 지 얼마 안됐지만, 들어와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자기이야기는 않고 남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정치권의 집중된 비난성 공세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그는 "일은 잘하는데 말은 잘 못해서 끝에 오는게 좋을 거 같았다"며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했다.

    그는 "가장 훌륭한 교육자는 어머니"라며 '사교육비 절반' '5세까지 의무보육 실현' 등 교육정책을 밝혔다. 이 후보는 "없는 집 아이들에게도 국가가 장학금을 대서라도 기회를 균등하게 줘야한다"며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야한다"고 강조했고, 참석한 여성들의 큰 박수를 끌어냈다.

    한편 이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심 후보와 조우했다. 심 후보를 발견한 이 후보는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심 후보는 "언론에서 자주 본다"고 웃었고,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서로 부인들을 소개하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심 후보는 헤어지며 이 후보에게 "차 한잔 하자"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