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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경제는 이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하는 것"이라며 '실천경제'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18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경지식포럼에 참석, '세계일류국가의 꿈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2008년 신발전체제'를 통한 세계일류국가의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후보와 시차를 두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도 참석해 첫 강연경쟁을 벌였다. 이 후보의 '실천경제'에 맞서 정 후보는 '차별없는 경제' 운운하며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사회자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받고 있는 경제대통령 후보"라고 이 후보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연설을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던 이 후보는 들어서려는 정 후보와 잠깐 조우했다. 이 후보와 정 후보는 수초간 악수만 나눴을 뿐 별다른 대화는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처음 만난 사람도 아닌데"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먼저 이 후보는 경쟁력 제고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생산성 맞춤형 복지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3가지를 '성장과 삶의 질 조화를 위한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최선의 교육이 최선의 경쟁력"이라며 "가난한 계층에도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잡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교육복지'"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어야한다"며 "30조원 이상의 사교육비가 드는 이런 교육현실로는 제2, 제3의 이명박은 탄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금융 선진화는 성장의 혈액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산업자본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필요는 없고, 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해, 금융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더 이상 민간금융시장의 간섭자가 아니라, 투자를 촉진하고 튼튼한 자금 인프라 구축의 후원자가 돼야한다"며 "금산분리 논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한민국을 투자 매력국가로 만들겠다"며 법질서 확립을 통한 노사관계 안정, 정부 효율화와 혁신 중소기업 법인세 줄이기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감세 규제의 선진화 등을 제시했다. 또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역동적 복지체제를 강조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는 '차별없는 성장, 평화의 아시아시대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자신이 "정통 시장경제론자"라고 강변했다. 그는 "차별없는 성장을 위해 지도자가 할 일은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키워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 강국 신성장 동력 육성 대륙경제시대를 통한 부의 창조 등을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 후보의 경제정책을 비난하려는 듯 "여러분은 어떤 세계화를 원하느냐. 피도 눈물도 없는 시장만능주의를 원하느냐. 나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고 소리친 뒤 "여러분은 20%만 잘살고 80%는 버려지는 2대8 세계를 원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정 후보는 말끝마다 이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 '대신'이라는 말을 넣으며 자신이 경쟁자임을 부각시켰다. 그는 "운하를 파는 '대신' 항공우주산업 강국으로 가겠다"고 말했으며, 이 후보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한 데 대해서도 정 후보는 "영국과 미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고 있다. 특정 재벌을 편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반대편에 섰다.
외국인도 있다며 연설에 앞서 영어로 잠시 인사말을 하던 정 후보는 정작 연설에서는 "운하는 수나라, 당나라 이후 새로 판 적이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환경파괴적인 토목프로젝트"라며 대선용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에 '차별없는 성장 특별위원회'를 둬 당 안팎의 전문가들을 모아 좀 더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