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공개될 2차 모바일 투표결과는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경선판을 뒤흔들 변수로 꼽힌다. 9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또 1위를 해 '정동영 대세론'을 꺾을 수 있을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이겨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그러나 무엇보다 2차 투표 결과에 따른 최대 관심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행보다. 모바일 투표로 반전을 계획했던 이 전 총리 측은 3등이란 1차 투표결과가 뼈아프다. 이 전 총리 캠프 내부에서도 남은 8개 지역을 '원샷'에 치르기로 했지만 확실한 우세지역을 찾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모바일 투표는 이 전 총리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당내에선 2차 투표결과에 따라 이 전 총리의 경선완주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해찬 드롭(drop.중도포기)설'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전 총리 캠프 내부는 이미 입장을 정리한 상태'란 말도 나온다. 당내에서도 2차 모바일 투표에서 이 전 총리가 1위를 하지 않는 이상 이길 확률은 거의 없다는 평이다. 

    이 전 총리 측에서는 드롭 가능성에 손사래를 친다. "완주한다고 했기에 드롭은 없다"고 말한다. 승산이 없더라도 "완주하겠다"며 드롭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지만 손 전 지사 측에서는 "이 전 총리 측에서 드롭 했을 경우 손 전 지사의 지지율 상승효과가 있느냐는 문의도 해왔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이 전 총리가 (경선참여를) 하기 싫었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래서 경쟁 후보진영에선 '어떤 모양새를 갖춰 드롭을 하느냐'가 이 전 총리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2차 투표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번 투표결과가 드롭을 선택할 최적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 측에서 매일 정 전 장관의 불법 선거사례를 폭로하는 것도 '드롭 명분 쌓기'란 말이 나온다. '이길 수 없어 그만 두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이런 판에서는 경선을 할 수 없다'는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 전 총리 스스로도 "이번 선거는 잘못된 제도에 의해 치러진 것이기에 위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고 경선은 치르지만 후유증은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이 전 총리가 자신의 중도하차 원인을 '정동영 탓'으로 돌릴 경우 이 전 총리의 경선패배로 노무현 대통령이 입을 타격을 줄이고 친노 진영이 독자세력화할 명분도 만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경선을 완주해서 3등을 한다면 그 패배는 고스란히 노 대통령이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이 다 같이 힘을 쏟았는데 이해찬의 경선 완패를 보수언론이 단순한 '이해찬 패배'로 보겠느냐. 결국 노 대통령과 친노 진영의 완패로 몰아갈텐데 이 전 총리 측과 친노 의원들은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