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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새만금특별법이 한나라당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 통과되지 않으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소속 김완주 전북도지사)
"정치논리에서 벗어나라. 이게 잘되면 이명박은 어떻게 되고, 전북출신 후보는 어떻게 되고 하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첫 민생경제 최고위원회의를 전북 부안 새만금사업 현장에서 개최하고 '호남 민심 챙기기'에 나선 한나라당에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생뚱맞은 태클'을 걸어 논란이 벌어졌다. 새만금특별법 지원을 다짐하고, 현실적인 개발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김 지사의 '정치적 공세'로 여야공방의 장으로 변질된 것.
17일 타당소속이지만 지역단체장으로 새만금방조제 가력배수갑문유지사무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 지사는 "새만금특별법이 한나라당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치적 의도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김 지사는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중인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계 인사로 분류된다."김 지사가 함께 참석해 새만금 문제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매우 뜻있다"(이명박 대선후보) "정당이 비록 다르지만 김 지사가 직접 참여해 서로 말할 기회를 갖게 됐다"(강재섭 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지사는 느닷없이 '전북도민의 분노' 운운하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김 지사는 '낙화결실(落花結實), 우중희망(雨中希望)'이라는 말을 인용해 "어제까지 큰 비가 내려 나라에 근심이 많았는데, 오늘 이 후보가 늘 빗속에 사는 것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전북인에게 희망의 말씀을 해주길 기대한다"며 "새만금은 전적으로 다음 정부에 달려있다. 전북에 뜻깊은 우중희망의 선물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인사해놓고, 결국 말미에 '본색'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새만금특별법 제정을 연내에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폐기된다"며 점점 목소리를 높이더니 "국회 통과가 되지않으면 전북도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 회의에는 서울에서만 30여개 언론사 최재진이 몰릴 정도로 언론의 관심이 높은 자리였다.
"지난 3월 김 지사를 만나 한나라당이 새만금특별법 제정에 협조하겠다고 했더니, 나가서 언론에는 한나라당이 반대했다고 얘기해 난리가 났었다" (강재섭 대표)
"한나라당이 발목잡아 통과하고, 안하고 하는 그런 계제가 아니다" (이재오 최고위원)
"새만금법 발의에 한나라당 소속의원 54명이 서명했다.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도 한나라당이다. 농해수위 과반이 한나라당이기때문에 '딴지'를 걸었으면 (법사위로 가지도 못한 채) 통과안됐다"(김형오 전 원내대표)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이어 주민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변영수씨는 "전북도민은 한나라당이 발목을 잡아 특별법이 통과안된다고 전부 알고 있다"며 "며칠전 단체장(김 지사) 연설에서 직접 거론하는 것을 들었다. 공식석상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정말 한나라당이 잡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말해 '화난' 한나라당에 기름을 부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이 발목 잡는다든지 뒷다리걸 이유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새만금 사업이 나라를 크게 발전시키고 동북아의 거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그간 한나라당의 노력을 열거한 뒤 "금년 3월에도 김 지사를 면담해 특별법 제정에 한나라당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지사가 그때 만나고 나가서는 온 언론에 한나라당이 특별법에 반대한다고 얘기해서 난리가 났었다"며 언짢은 감정을 표현했다.
강 대표는 또 "오늘도 후보와 왔을 때는 한나라당이 적극 지원하고, 정기국회에서 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것을 공식자리에서 한나라당이 반대해서 안된다, 이번에 안해주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힌다는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끔 김 지사가 말실수를 많이 한다. 공개적으로 또 말을 해 화가 났다"며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딴죽걸지 않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후보역시 "새만금이 성공하는 첫째 조건은 정치논리서 벗어나 경제논리로 가는 것"이라며 "김 지사도 당 소속이 어디든 간에 정치논리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나도 서울시장을 지냈지만, 시도지사가 정치논리에 몰입하면 일이 잘 되지않는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그는 "이게 잘되면 이명박은 어떻게 되고, 전북출신 후보는 어떻게 되고 하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새만금 사업의 정부 목표년도인) 2030년에 가서 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출신 후보'는 김 지사가 정동영씨측 인사로 알려진 데 기인한 것으로 비쳐졌다.
이 후보는 "정치적으로 '누가 방해놨네, 안났네' '도민이 분노할 것이다' 등 이런 표현은 거슬렸다"고 적시하면서 "도민이 분노해서 전북이 이렇게 됐나"고 직격했다. 그는 김 지사에게 "발언 조심하라. 잘못하면 오해받는다"고 충고했다.
국회 법사위원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지난 6월 29일 법사위로 넘어왔다. 7,8월 국회 본회의가 없는 데 특별법을 어떻게 통과시키나"며 김 지사의 발언이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지녔음을 지적했다.한나라당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머쓱해진 김 지사는 "이 후보의 말대로 정말 경제논리로 접근해달라는 것이고, 특별법을 꼭 통과시켜야한다는 주민의 염원을 말한 것"이라며 "절대 한나라당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에 이 후보는 "그렇게 할 것 잘 알고 있다"며 가볍게 받아넘긴 뒤, 강 대표를 향해 "아까 '열린우리당'이라고 했는데 없어지지 않았나요"라며 농담을 던지며 상황을 정리했다. [=부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