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통신당)의 오충일 대표는 1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향해 "자신의 의혹부터 청소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적 있는데 그 청소마저 용산구청에 사전에 물청소까지 시켰다"며 "(용산구청이) 사전에 물청소까지 해놓은 것은 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하던 것을 그대로 배운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아 환경미화원들과 거리청소를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오 대표는 "이것은 완전히 쇼"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 대표의 이런 주장은 사실관계가 틀린 것으로 확인됐다. 오 대표가 이 후보의 거리청소를 '쇼'라고 규정한 것은 당시 서울 용산구청에서 이 후보의 청소시작 전 물청소까지 모두 끝내 이 후보가 마땅히 할 게 없었다는 이유다. 

    오 대표는 이 후보가 용산구청에 미리 청소를 지시해 물청소가 이뤄졌다는 주장을 한다. 용산구청이 물청소를 했다는 사실관계는 맞다. 그러나 이 후보와 이 후보 측에서 용산구청에 사전에 청소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틀렸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 대표의 이런 주장에 대해 "물청소는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한다"며 "잘 모르고 말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관계는 이렇다. 서울시 환경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뒤 '클린도시과'를 만들었고 이후 25개 구청이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물청소를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오 시장 취임 이후 '맑은 서울가꾸기'란 취지로 25개 구청이 매일 새벽부터 7시까지 물청소를 다 하도록 돼 있다"면서 "보통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물청소가 이뤄지고 늦어도 7시까지는 다 끝낸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씩 25개 구청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 모든 구청이 오 시장 취임 뒤 환경미화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매일 7시에 물청소를 점검한다"고 했다. "구청별로 점수를 매기고 있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시 '별로 할 게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이 후보가 청소한 지역이) 깨끗한 편은 아니다. (별로 할 게 없었다는 주장은) 이해가 잘 안간다"고 설명했다.

    정당한 비판은 필요하다. 통신당의 주장처럼 이 후보에 대한 검증 역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검증이 트집 잡기가 돼서는 안 된다. 만일 통신당이 용산구청에 전화 한 통화만 했다면 오 대표가 틀린 주장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원내 제1당의 대표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잘못된 비판을 하는 것은 정당의 신뢰문제와도 연관된다.

    당과 대선예비 후보들의 지지율 부진에 당 지도부는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자"고 주문하지만 '이명박 공격'에 매몰돼 정작 자신들의 신뢰회복 방법은 찾지 못하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