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범여권 대선 예비 후보 중 가장 언론 노출빈도가 높은 인물은 유한킴벌리 사장을 지낸 문국현 후보다. 기업 CEO출신이면서도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 최대 무기다. 이런 이미지를 바탕으로 일부 친여 인터넷 매체는 노골적으로 문 후보를 띄우고 있다. 문 후보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대비시키고 그를 '이명박 대항마'의 최적임자로 꼽고 있다.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수개월 째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새 인물의 등장이 절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크다. 대통합민주신당도 문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오충일 대표는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고 당내 일부 대선예비 후보들도 문 후보와의 연대를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당 내에서는 문 후보의 파괴력에 아직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현역 의원 중에는 원혜영 이계안 의원이 문 후보 지지를 표명한 상태지만 아직 문 후보를 조직적인 지원하는 움직임은 뚜렷이 보이지 않고 있다. 문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신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문 후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대부분 의원들이 "아직은 지켜볼 단계다.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오영식 의원은 "온라인에서는 반응이 좀 있는 것 같은데…"라면서도 "그게 지지층으로 반영이 돼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그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정치적 감각으로는 (출마시기가) 좀 늦었다는 평이 있다"고도 했다. 또 "일단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시간이 많이 부족하긴 한데…"라고 말을 흐렸다. 임종석 의원도 "아직 뭐라 말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좋은데…"라면서 문 후보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는 눈치였다. 장영달 의원도 "그 분을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문 후보를 회의적으로 보는 목소리도 나왔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캠프에서 선대부본부장으로 활동 중인 김부겸 의원은 "문 후보는 지금 있는 세력으로는 (바람을 일으키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의원은 문 후보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순히 깨끗한 CEO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경험이 없는 문 후보를 국민들이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에 대해 총체적인 판단을 한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정치력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문 후보는 정치력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02년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에게는) 노무현 후보를 뒷받침하는 정치세력이 있었다. 지금의 문 후보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