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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30일 "우리가 경쟁하고 싸웠기 때문에 화합해야 된다는 의미보다 역사적으로 주어진 소명인 정권교체를 위해 화합하지 않으면 안되는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남 구례군 지리산가족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이 후보는 '화합'을 거듭 주장하면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억지로 화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물 스며들듯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이해하고 다정해지는 진정한 화합을 해야한다"며 "정치적으로 과시하려고 보여주는 것만이 화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섭섭하게 했던 의원들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히 했으니 나하고 하면 또 얼마나 열심히 해줄까 생각을 했다"면서 일부의 경선후유증을 차단했다.
이 후보는 "경선하는 그날 마지막 3분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가 우리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변화를 가져왔다. 높이 평가한다"며 박 전 대표를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오랜 3김(金) 시대도 이루지 못했던 역사가 그 날 단 몇분 사이에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로 이뤄졌다"면서 "(말을) 꾸며서 한다든가 듣기좋게 한다든가 할 마음 추호도 없다. 경선이 끝났기 때문에, 싸웠기 때문에 화합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소명을 위해 함께 해야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자신보다 주위 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주변 잡음을 경계했다.'긍정의 힘을 통한 단합'을 강조하며 이 후보는 "어제 그제 있었던 일(경선 과정)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일 같지만 되돌이켜 보면 정말 하찮은 일"이라며 "굳이 잘못했다,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잠시 흩어졌다 만나는 것이다. 마주보고 씩 웃는 걸로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무능한 리더십, 투자 부진 경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교육, 방만한 정부, 불안한 삶의 질과 양극화 등을 우리 사회의 5가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토지보상비로) 100조원씩 뿌려놓으니 그 돈이 약간 돌면서 정권 말기에 경제가 나아지는 것같은 인상을 받게 한다"며 노무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다음 정권에 가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나라빚이) 김영삼 정권 말기에 약 53조원이던 것이 김대중 말기에 약 133조원, 지금은 280조원이 됐으니 대단한 것이다. 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빚을 내 남의 돈을 막쓰는, 대단한 용기"라며 "정신이 나갔든지 무식한 것이다. 참 걱정"이라며 수위를 높였다.
이날 이 후보는 "당을 위해 몸소 보탬이 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의원, 당협위원장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내가 대학에 가면 인기가 좋고, 여학교에 가면 더 하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잘생겼다'는 소리"라면서 "난 그게 기가 막힌다. TV에 얼마나 잘못나갔길래…"라며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잡아갔다. 그는 "과거에 별로 잘생겼다고 생각을 안했는데 그 얘기를 자꾸 들으니 '내가 잘생겼나' 생각한다"면서 "네거티브 (공세)도 자꾸 하면 진짜같이 들릴 것 같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 후보는 또 과거와 다른 호남, 2030대 젊은층, 수도권에서의 높은 지지를 거론하며 "이런 3대 요소가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과거 한나라당에서는 그렇게 쉽지않은 일이었다. 큰 보탬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남 지지율과 관련, "한나라당이 꾸준한 노력해온 결과가 오늘에 이른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노력하고 씨를 뿌려 조금씩 싹이 튼 결과"라고 당에 공을 돌렸다.
"눈이 작은 탓에 미래를 본다"는 이 후보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진정성이 있는 일을 하겠다"면서 "형식을 파괴하고 실용적으로, 진보과 보수 뛰어넘는 실용적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거기에 조금 생각이 다르더라도 잘 이해주고 함께 해달라"는 당부를 곁들였다.[=구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