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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9일 사설 '이젠 김 전 대통령 비서 말까지 들어야 하나'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보비서가 28일 성명을 내고 “최근 일부 정치권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지나치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열린우리당 출신들에게 대북송금 특검, 국가정보원 도청 수사 등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문제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해 반발을 샀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여권 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민주당을 비난했다가 민주당 박상천 대표로부터 공개 반박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 비서가 “(남북관계나 국내 정치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주장은 모두 옳았다”고 한 말이 옳은지 그른지 시비할 단계는 아니다. 다수 국민의 판단은 이미 서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측이 “지금까지 김 전 대통령은 국가원로로서 노력해 왔다”라고 한 것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김 전 대통령의 말에 대해 고개를 흔드는 것은 ‘국가원로답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여권 사람들보다 더 몸이 달아서 그 당의 대선 총감독으로 나선 것을 국가원로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양당제이고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도 1대1 선거구도를 바란다”라고 해왔고, 이날 성명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과 1997년 대선에선 양당 구도가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3당 구도를 만들려고 무진 애를 썼던 사람이다. 김 전 대통령 측이 성명에서 “특정후보를 지지·반대한 적 없다”고 한 것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김 전 대통령이 국가원로로 되돌아가서 비서까지 나서서 이런 화제를 만드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