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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총회에서는 회의 도중 일부 의원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지원하는 몇몇 의원들이었다.
이들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 이유는 임종석 의원 때문이다. 이날 임 의원은 민주신당의 새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임 의원을 수석부대표로 지명한 김효석 원내대표는 부대표 인선과 관련, 참석한 소속 의원들에게 "원내수석부대표는 임종석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히며 박수로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 의원은) 원래 캠프로 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때 정동영계 몇몇 의원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임 의원은 당초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캠프로 갈 것으로 알려졌었다. 임 의원은 전대협 의장(3기)을 지내며 386세대 대표주자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386 의원들의 대거 손학규 캠프 움직임에 대한 '386비판론'이 거세지고 386의원들의 손학규 쏠림현상에 정 전 장관이 제동을 걸면서 방향을 당직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기에 "손학규는 안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도 한 몫 했다는 후문이다.
임 의원과 함께 손학규 캠프 합류설이 돌았던 김영춘 이인영 의원 등도 발을 뺐다. 당 정체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386 의원들이 몸을 움츠린 것이다. 당내에선 386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적지않다. 당내 어느 그룹보다 '개혁'과 '정체성'에 목소리를 키워 온 386 의원들이 '손학규 대세론'에 편승하고 이런 비판이 커지자 다시 '중립지대'로 몸을 숨겨 당직과 경선관리를 맡는 형식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기회주의적'이란 비난도 나온다. 임 의원 외에도 오영식 의원은 정책위수석부의장, 최재성 의원은 원내공보부대표 등이 이날 당직을 맡았다.
일부 정동영계 의원들의 웃음에 임 의원이 멋쩍어 하자 김 원내대표는 "캠프도 중요하지만 당을 살리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 캠프는 한 달 뒤에 같이 가자"고 말한 뒤 참석한 소속 의원들에게 "당을 위해 캠프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당직을) 맡기로 결정했는데 열심히 하라는 의미에서 박수를 쳐달라"고 했지만 박수를 보내는 의원들은 몇 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 임 의원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