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4일 사설 '이명박 후보 측근들의 처신'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가 경선에서 이긴 뒤 측근들의 처신을 둘러싸고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경선 직후인 21일 당 회의에 나가 “당의 모든 현황을 후보에게 보고하고 후보 일정도 당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했지만 ‘이 최고위원이 자신의 방을 후보 방 옆에 따로 만들라고 사무처에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 후보 측 한 초선 의원은 “한나라당은 지금부터 중도실용주의로 가야 한다”며 당 진로까지 제시했다.

    한나라당 안에선 ‘점령군이 따로 없다’는 반발이 일었고 이 상황 속에서 ‘화합을 위한 이 후보 측근들의 2선 후퇴’ 얘기도 보도됐다. 그러나 정작 이 후보는 23일 “이 최고위원은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내 지지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도 “내가 2선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말은 와전됐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인 정두언 의원도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엄중한 판국에 무슨 (측근들의) 후퇴냐”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의 측근들은 대통령의 측근이 될 가능성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몸가짐과 성품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정권만 봐도 대통령이 ‘동지’라고 부르는 ‘386 왼팔·오른팔’이 모두 대선과정에서부터 불법자금을 받아 사법처리됐다. 대통령과 2년 반 가까이 일했던 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은 “삼성과 재경부의 로비와 압력은 대부분 (정권의) 386(실세)들을 통해 들어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정부 들어 굵직굵직한 인사가 이뤄질 때마다 빠짐없이 나오는 얘기가 ‘누구의 뒤에는 정권 실세 누가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지난 4년을 보낸 국민들 눈에, 당 경선에서 이기고도 이렇게 위세를 부리는 이 후보 측근들과 그들을 감싸는 이 후보의 태도가 어떻게 비칠지는 물으나마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