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고 사흘이 지난 23일 승자에 대한 축하와 패자에 대한 위로가 마무리될 즈음, 이명박 후보의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 뒤늦으면서도 의미심장한(?) 축하난이 도착했다. 바로 대통합민주신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유시민 의원의 난이 배달된 것.

    유 의원은 축하난에 "당선을 축하드리며 아름다운 정책경쟁을 기대한다"는 그럴듯한 글귀도 함께 적어 인편으로 보냈다. 유의원 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후보를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유씨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이명박 후보는 많은 시련을 뚫고 당선돼 우리가 상대하기 쉽지 않은 후보"라면서도 "7·4·7이나 대운하는 본격 토론을 하면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그는 또 "우리 쪽에서는 이 후보의 10분의 1 정도의 도덕적 하자나 비리 혐의 이런 게 있어도 아예 후보 등록을 못한다"며 "나중에 선거에 임박해 국민이 그런 시비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하면 상황이 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 사무실과 자택 등으로 이 후보에게 전해진 축하 난과 화환은 90여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이 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난을 전달했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와 여권 대선주자 중 한 명인 김두관씨의 축하난도 눈에 띄었다. 자치단체장 가운데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범일 대구시장의 명단이 보였다.

    축하난 이외에도 이 후보의 당선을 함께 축하하자며 샴페인을 보내온 지지자도 있었으며, 서울의 한 지지자는 "4800만의 등불이 되어주길 빈다"는 염원을 담아 호롱을 선물했다. 캠프 관계자는 "각계 지지자들이 경선과정에서 보내온 747개의 종이학, 종이비행기 등도 기억남는 선물"이라며 "특히 목이 쉽게 상하는 이 후보를 걱정해 '도라지 캔디' 등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