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 석패했지만 그의 지지층 충성도는 더 높아지고 있고 그가 경선패배 뒤 보여준 모습은 '박근혜 마니아 층'의 결속력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경선 패배 뒤에도 박 전 대표 측근들은 "똘똘 뭉치자"고 결의를 다지는 등 이번 경선으로 박 전 대표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안병훈 공동선대본부장은 21일 해단식에서 "다 잃었지만 위대한 정치지도자 한 분을 새롭게 탄생시켰다는 데 만족한다. 앞으로 똘똘 뭉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문했고 최병렬 전 대표는 "한국에서 박 전 대표 근처에 갈 만한 정치인은 없다"고 칭송했다. 서청원 전 대표 역시 "박 전 대표는 국민적 지지를 확인했고 (박 전 대표가) 계속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지지층의 결속을 촉구했다.

    박 전 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역임한 유정복 의원은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표님 힘내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 의원은 이 글에서 박 전 대표에 애틋한 마음을 여과없이 나타냈다. 그는 "대표님은 지지 않으셨습니다. 대표님의 국민 사랑 못지않게 대표님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있고 국민들은 조금씩 대표님의 진심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진실의 힘이 어떠한 것인가를 가슴으로 이해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대표님 부디 힘내십시오!"라며 위로했다.

    그는 "대표님 왜 펑펑 울기라도 하지 않고, 그 아픈 고통 속에서도 저희들 걱정, 국민 걱정만 하세요. 차라리 대표님께서 펑펑 우시면서 안타까워라도 하신다면 한 번 실컷 울고 말텐데. 그러지 못해 하염없이 가슴 속의 눈물만 고여간다"면서 안타까움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그는 전당대회 당시 박 전 대표에게 대회 직전 승리 가능성을 보고하던 순간과 대회 도중 패배 소식을 전할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유 의원은 "대표님께서는 전당대회 행사 직전 4분의 1가량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2000여 표를 이기고 있고 게다가 절대 강세 지역인 충남북과 강원이 아직 개표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선이 확실해 보인다는 보고를 받고 무대에 올라가셨다"고 했다. 그러나 개표가 마무리 될 무렵 "승리를 확신하고 수락연설을 마음 속으로 준비하고 계실 대표님께 패배를 알리는 말씀을 드리려 하는 터질 것 같은 심장의 고통을 참으며 무대 위에 올라가 개표결과를 보고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입으로 말하기 어려운 가장 고통스런 단어를 대표님께 말씀드려야 했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개표가 마무리 될 무렵 무대에 올라 "대표님 죄송합니다. 선거인단에서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 져 결국 패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했고 이에 박 전 대표는 "안 된 거죠? 알았어요"라고 나지막하게 답했다고 했다.

    그는 그 순간 박 전 대표의 "의연함과 담대함은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고 했다. 경선패배 직후 그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찾은 유 의원은 당시 박 전 대표의 발언도 전했다. 유 의원은 "행사를 마치고 자택에서 주신 말씀도 가슴 아프게 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어려운 가운데 헌신적으로 애써 준 분들께 정말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했고 다음날 아침에는 전화를 통해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이렇게 애쓴 분들과 지지해주신 국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보지원총괄단장을 맡았던 유기준 의원도 이날 당 홈페이지에 '후회없는 선택'이란 글을 올려 "내가 선택하고 지지한 후보가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전당대회에서 나의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가슴 벅차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 의원은 "근소한 차이로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고 당원으로 돌아가서 백의종군하여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가슴 속에서부터 밀려 올라오는 뭉클한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면서 "나의 선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해 주신 박 전 대표의 대인정치(大人政治)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계진 의원도 당 홈페이지를 통해 "박근혜는 우리가 존경해야 할 아름다운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