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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경선 날을 2주일 남겨 놓은 상태에서 또다시 “경선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박근혜 후보 측은 당 경선관리위원회가 경선에 반영되는 여론조사 설문을 ‘누가 후보로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로 결정한 것에 반발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경선 불참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과거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와 미국 언론의 사례를 들어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로 하자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은 “당 경선관리위가 작년 지방선거 때 방식대로 하기로 한 것인데, 자신들 마음에 들지만 않으면 계속 ‘경선 불참’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양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두 후보 측이 이렇게 경선 룰 때문에 싸우는 것이 이번으로 여섯 번째다. 완전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 여부, 선거인단 연령대별 비율, 책임 당원 기준, 경선 시기, 여론조사 반영비율 계산 문제에 이어 이번에 다시 여론조사 설문을 갖고 싸우는 것이다.
이·박 후보는 지금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서로를 여당보다 더 적나라하게 공격하고 있다. “금권선거” “공작정치”라는 정도는 예사다. 전직 당 총재가 “이렇게 지독한 경선은 처음 보았다”고 할 정도지만, 이 공방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는 긍정적 측면이라도 있다. 또 어차피 대선 본선에서 쟁점이 될 문제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선 규칙을 놓고 길지도 않은 기간 동안 여섯 번이나 판을 깨느니 마느니 하면서 싸우는 것은 꼴불견일 뿐이다. 여론조사기관 TNS는 지난달 28일 한나라당 경선위가 정한 설문으로 여론조사를 했고, 그 이틀 뒤에는 박 후보 측이 주장하는 설문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는 0.2%포인트 차이밖에 없었다. 현재 1위인 이 후보 측이 양보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얘기다. 이번에 이 후보 측은 설문을 한번 물어보느냐, 두 번 물어보느냐는 쟁점에서 한 번 물어보는 것으로 양보를 했다고 한다. 박 후보 측도 마냥 밀어붙일 일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