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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30%지지…전국지지받는 '온전한 대통령'되겠다"(기호 1번 이명박 전 서울시장)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보고 지역화합의 적임자라고 했다"(기호 3번 박근혜 전 대표)광주에서 5일 개최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출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각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동서화합의 적임자'임을 주장하며 호남정서에 호소했다.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경선 막바지를 달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주자로서 호남지역 지지율 1위라는 점을 부각하며 '온전한 대통령론'을 내세웠고,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도 호남지역 정책홍보에 주력하면서도 한편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공세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날로 총 13회 연설회중 일곱번째 유세를 마무리,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도 반환점을 돌아섰다. 광주전남지역은 대의원 3024명, 일반당원선거인단 4910명, 국민선거인단 4910명 등 총 1만2844명의 선거인단이 경선에 참여하며, 지지율과 비례해 이 전 시장이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네명의 후보는 '호남표심'을 얻기 위해 각자 특유의 사례를 내세웠다. 이 전 시장은 목포대에서 비호남인으로서는 처음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점을 들며 "이제 정당이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경영마인드를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고 역설했고, 박 전 대표는 지난달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지지모임인 민주정우회가 자신을 지지선언한 것을 소개했다.
원희룡 의원은 "지난 2005년 호남 폭설 때 피해지역에서 일주일간 숙식하며 20억원의 지원금과 2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았다"고 말했으며, 홍준표 의원은 "실제 제 각시는 전라도 여자"라면서 "일류호텔식사보다 집에서 먹는 밥과 반찬이 훨씬 맛있다"며 치켜세웠다. 박 전 대표와 원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봤다고도 했다.이 전 시장은 '지지율 선두, 호남 1위의 한나라당 주자'로서 여타 지역에서보다 더욱 확신에 찬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이제까지 우리는 늘 동쪽, 서쪽 어느 한 지역에서 표를 많이 얻어서 되는 '반쪽 대통령'이었다"면서 "수도권 호남 영남 충청, 전 지역에서 고루 지지받는 역사상 처음으로 반쪽이 아닌 '온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지역주의를 끝내야 한다"면서 "'지역주의 종식'을 선언한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이곳에서 30% 이상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모든 계층, 모든 세대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어느 지역보다 호남이 먼저 긍정적이고 시대에 앞서가는 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지역주의를 이용해 자기 이익을 추구하려는 구시대적 정치인이 있다"면서 "호남이니, 영남이니 하며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세력은 없어져야한다. 이제 끝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자신을 겨냥해 나온 박 전 대표측 핵심인사들의 지역정서 자극 발언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시절에 지역차별 인사를 한 적이 결코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그릇론'을 반박하며 거듭 공세적 자세를 취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인연'을 부각시키며 자신이 "국민 화합의 최고적임자"라고 강조했다.박 전 대표는 '열심히 살다보니 그릇도 깨고 손도 베었다고 하는 사람 있다'며 이 전 시장의 발언을 적시한 뒤 "법 지키는 사람은 모두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이냐. 열심히 산 사람들은 모두 범법자라는 것이냐고 정면 공격했다. 그는 이어 "지금 한나라당이 왜 그렇게 싸우느냐고 걱정들 하는데 싸우는 게 아니다"면서 "당의 승리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경선내 공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박 전 대표는 또 당 대표 시절 DJ와 만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겪었던 고초에 대해 사과하고 DJ로부터 "국민 화합의 최고적임자"라는 화답을 받은 일을 상기시킨 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다. 국민 화합을 저 박근혜가 꼭 해내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 화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홍 의원은 "경선 후 단합하기 위해 홍준표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며 거듭 '당 지킴이'임을 자처했다. 그는 "홍준표한테 주는 표는 사표 아니다"면서 "이 전 시장이 후보가 되면 네거티브 공격을 막을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 박 전 대표도 소위 한계(가 있다는) 문제는 홍준표가 보완해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광주전남에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이 독립운동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나아졌다"면서 "어느 때보다 2007년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좋다. 이 지역에서의 경제살리기 열망과 기대심리를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으로 확실하게 뿌리 내려야 한다"며 '젊은 기수론'을 폈다.호남에서 느낀 뜨거운 열기를 한나라당 '빅2'는 만끽했다. 이 전 시장은 "경제대통령 이명박" "이명박은 승리한다"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위해 30여분간 행사장을 떠나지 못한 채 인사를 나눴으며, 머리위 하트를 그려 연신 고개숙여 인사하는 파격도 보였다. 이마저 성이 안찬 지지자들은 행사장앞 광장에서 '이명박'을 부르며 뒷풀이를 즐겼다.
평소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던 박 전 대표는 이날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플로어를 한바퀴 돈 뒤, 방송카메라를 위해 만든 연단위에 올라 함께 연호했으며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지치지않고 외쳤다. [=광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