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도덕성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역사인식 프레임(틀)에 갇혔다"
     
    30일 한나라당 '당이 중심이 되는 모임'(중심모임. 회장 맹형규 의원)이 주최한 '향후 대선흐름 전망과 중심모임의 선택' 토론회에서 나온 진단이다. 주제 발표를 한 정치컨설팅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는 "한나라당이 집권의 유리한 전략을 버리고 스스로 불리한 프레임 속으로 빠져들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주자간 과열 검증공방이 온갖 불리한 조건을 가진 여권에게 재집권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간 '검증'공방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전력 우세는 더욱 뚜렷해졌고 거의 모든 조건이 2002년 대선 보다 유리해졌음에도 두 후보(이명박 박근혜)간 검증공방이 가열되면서 이번 대선은 도덕성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 불리한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갔다"면서 "이번 대선이 끝날 때까지 한나라당은 이 프레임에서 절대 못 빠져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지난 3년간 한나라당은 국가경영능력이란 프레임으로 (여권에)압승을 거뒀지만 이제 모든 조건이 달라졌다"며 "북핵해결도 순항하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고 있으며 증시는 활황이고 수출은 여전히 호조고, 국가신용등급은 올라갔다. '무능좌파심판'이나 '민생파탄'을 다시 꺼내 봐도 대중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도덕성 프레임 보다 한나라당에 더 치명적인 것은 역사인식의 프레임"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범여권이 지난 주말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의 관람객이 500만을 넘으면 이번 대선에서 이긴다는 호언은 근거없는 것이 아니다"면서 "역사와의 싸움, 기억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고, 무엇보다 역사의 프레임은 분열로 지리멸렬한 범여권에 '대통합'의 강력한 동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한 뒤 "역사인식의 프레임에서 한나라당은 이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두 가지 불리한 프레임 모두 두 유력후보가 제공했고 스스로 불리한 게임을 좌초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후보가 확정되면 대선은 불과 4개월 남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다시 유리했던 프레임으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범여권 경선과정에서 도덕성과 역사의 프레임은 더욱 공고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두 유력후보의 경선승복 약속에도 의문을 던졌다.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는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느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과연 패자가 승복을 할 것인가. 패자가 승자의 선대본부장을 맡을 것인가. 한국정치사에서 별로 전례가 없고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지는 쪽 의원들은 공천 때문에 20~30명 수준의 탈당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성 기자는 "소설성 전망"이라면서 "이 전 시장은 가만히 앉아 지는 게임은 안할 것이고 만에 하나 돌발변수가 생겨 여론조사가 박 전 대표가 높게 나올 경우 사퇴할 것"이라고 했고 "박 전 대표도 만약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 뛰쳐나갈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소설 같은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박효종 교수도 "대선주자들이 경선에 승복하겠다 약속을 했지만 과연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나는 분열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약점은 아마도 '분열' 그것도 '적전분열'일 것"이라면서 "검증과정이 이전투구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