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후보는 26일 부산에서 있은 경선후보 합동연설에서 이명박 후보 측을 겨냥 "남이 연애를 했느냐, 안 했느냐를 왜 검증하나“ 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대권주자는커녕 국회의원으로서도 자질이 의심스러운 경악스러움 그 자체였다. 홍준표 후보의 사물 인식과 판단의 몰가치(沒價値)에 대한 이해를 도움과 동시에 그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고자 한다.

    '현대판 신돈' 최태민의 국정농단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박근혜 후보가 대권주자가 아니라 평범한 여인이라면 최태민 건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홍 후보의 말처럼 남의 연애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 박 후보는 국가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유력 대선후보다. 이런 관점에서 유신시절 '현대판 신돈'으로 회자(膾炙)되던 사이비 목사 최태민이 당시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를 배경으로 국정을 농단한 사건에 대한 검증은 나라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중차대한 사안으로 규정될만하다.

    1. 최태민의 실체 및 범죄의혹과 박근혜의 당시 행적

    최태민은 1912년 황해도 출신으로 박근혜 후보와 인연을 맺기 전 6명의 부인 속에 9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최는 7개의 이름을 가지고 여러 종교를 전전하다 71년부터 영생교라는 사이비 종교를 만들고 교주로 활동한다.

    최태민(당시 82세)은 1975년 2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던 박근혜(23세)와 알게 된 후인 그해 4월 대한구국선교단(대한구국봉사단-새마음 봉사단)을 창단하고 총재로 취임한다. 이때부터 최태민은 박근혜 후보를 등에 업고 이권개입· 금품수수 및 국정 인사개입 · 엽색행각 등 전방위적으로 국정을 농단했다고 이는 당시 청와대 핵심 및 관계 인사들의 증언과 김재규 공판 및 언론기록 등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 의하면 최태민은 당시 횡령 14건, 사기 1건, 변호사법 위반 11건, 비리 13건등 의 총체적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최태민의 여성 추문의혹도 1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정보기관에서 올라오는 최태민과 박근혜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점, 최태민의 국정농단 내용을 가지고, 두 사람을 불러 직접 친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청문회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김재규는 항소이유서에서 자신이 박정희를 시해하게 된 간접적인 요인이 박근혜· 최태민 관계 때문이었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하기도 했다. 김재규는 최태민에 대한 진술에서 상기내용을 진술했다. 최태민은 박정희 사후 실권자인 신군분에 의해 구속될 뻔 했으나 전두환을 찾아간 박근혜의 간청에 의해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관이었던 실세 이학봉의 증언이다.

    2. 육영재단. 영남대학. 정수장학회의 최태민 및 친인척의 전횡의혹

    박근혜 후보는 국가권력에 의해 강탈당한 정수장학회. 영남대학, 육영재단 등 공익재단 운영에도 최태민과 그의 친인척을 중용했다. 이들 세력에 의해 위 재단들은 온갖 탈·불법이 자행되기도 했다고 당시 재단관계자들은 전언하고 있다. 영남대학은 최태민의 다섯 번째 부인의 전 남편 아들인 조순제 등 비리 4인방들이 주돤 부정입학 등 각종 비리로 인해 학내분규가 연일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당시 이사였던 박 후보는 사실상 강제퇴진 당했다.

    신동아 등 잡지들은 최태민의 장녀 최순실을 포함한 친·인척 등이 수백억대 재산을 축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박 후보와 함께 정수장학회 · 영남대학· 육영재단의 운영에 개입한 흔적이 있다고 매체들은 밝히고 있다. 또한 최순실의 전 남편인 정윤회(최태민의 사위)는 박 후보의 정치입문부터 줄곧 함께하며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다. 언론들은 정 씨가 지금도 박 후보의 모 외곽캠프의 실세로 그녀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고 전언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태민의 일가들이 아직도 박 후보의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근혜 후보는 아직도 최태민의 망령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선후보 박근혜 관점에서 최태민 건은 치명적 결격사유

    일개인 여자가 아닌 대선후보 박근혜 관점에서 본 최태민 건은 홍준표 후보가 말하는 것처럼 단순한 연애 의혹 수준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정과 연계해서 판단해야 할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 사안으로 규정해야 한다. 유력 대선주자 박근혜 후보가 최태민 사안과 관련해 보여주고 있는‘최태민의 범죄에 대한 실체 부인 '고마운 분' 최태민을 욕하면 천벌받을 사람 인식이 왜 대선후보로서 중대한 결격사유인가를 두 가지 관점에서 논급하고자 한다.

    첫째 유신시절 권력의 심장부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 사실상 국정의 한 축을 담담했던 박근혜 후보는 최태민이 육영수 여사의 현몽(現夢)“ 내가 일찍 죽은 것은 근혜가 한국의 대통령을 넘어 아시아의 지도자로 만들기 위함이다.”라는 말을 듣고 그에게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이는 박근혜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국가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냉철한 이성과 판단보다는 감성지향주의에 의한 자기중심적 사고로 국정을 사유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정인사에도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이들만을 측근에 기용하는 등 간신 모리배들에 의해 국정이 농단될 개연성을 열어 놓고 있다. 박 후보가 육영재단. 영남대학. 정수장학회 등에 최태민과 그의 일가들을 측근으로 중용하여 재단들을 파탄지경으로 몰고 간 사례는 이를 극명히 입증한다 하겠다.-

    둘째 박근혜 후보가 최태민이 6번 결혼과 9자녀를 둔 점, 사이비 종교 교주로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전력, 가짜목사, 사회전과 경력 등에 대해서 전혀 알 필요가 없었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이다.

    ☛ 이는 박 후보가 일반인이 아니라 사실상 당시 국가권력의 2인자 역할을 한 바, 향후 그녀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국가기밀 및 보안에 대한 내용이 대통령 개인의 친분여하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정운영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있다.

    셋째 박근헤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동생 근령, 지만은 물론이고 청와대 참모들, 박정희를 존경하는 언론인 등 각 부류의 인물 등마저 지적하고 있는 최태민 비리에 대해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후보의 논리에 의하면 최태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부친을 비롯해 위의 모든 인물들이 ‘천벌 받을 사람’이 되고 만다. 21세기 대통령을 꿈꾸는 박근혜 후보가 현대판 신돈으로 회자(膾炙)되는 최태민에 대해 그의 명백한 범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존경심을 표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정신적 문제로까지 직결된다.

    ☛ 이는 박근혜 후보가 국가지도자로서의 판단력 결여 및 자기중심의 독선적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다. 국가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 하나로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볼 때 극명히 입증된다. 위험함 판단력의 이면에는 항상 독선이 따른다. 박 후보는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철권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독선과 공작 등 독재적 가치를 어렸을 때부터 습득하며 생태적으로 체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후보의 ‘나홀로 선(善)’ 자신과 대립하는 이들은 ‘모두 악(惡)’으로 규정하는 사고를 표출하는 것도 부친의 어두운 정신적 유산을 계승한 것으로 유추된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박근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를 위해 나라와 국민이 봉사해야 하는 신종 유신 독재시대가 도래(到來)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끔찍하기만 하다. 5.16 혁명발언, 인혁당 사건에 대한 인식 등도 이를 뒷받침하는 박근혜 후보의 사고 한 단면으로 추론된다. 박 후보에게 있어 ‘극우 노무현’의 그림자가 아른 거리는 것은 정권교체가 문제가 아니라 누가 되느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최태민 학습'은 정권교체를 넘어 지도자의 국정능력 중요성 깨우쳐

    지금은 총체적 국가위기로 불릴 정도로 국가비상시국 상황이다. 후발주자들인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은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로 비약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미국 일본 등 기존 선진국들 또한 더욱더 멀리 달아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가올 한·미 FTA 시대는 그 어느 때 보다 능력과 비전을 가진 국가지도자의 필요성을 웅변(雄辯)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지금 대선후보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게 검증되어야 할 부분은 국정운영능력과 자질에 대한 문제이다. 박근혜 후보는 현재 자신만이 순백(純白)의 ‘흠 없는 후보’이므로 본선필승 카드임을 역설하고 있다.

    살펴보았듯이 퍼스트레이디 시절 국정에 가담해 온 박근혜 후보가 최태민을 중용함으로써 유신 말기 국정농단에 직·간접으로 개입했다는 것은 보통의 문제가 아니다. 유신 이후 최태민과 그의 친·인척과 함께한 재단들 운영의 난맥상과 문제 인식에 대한 결여 등도 국가지도자 박근혜를 생각하면 심각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박 후보가 최태민에 대한 실체와 그 문제점에 대한 초보적 판단을 하지 못하고 모두가 비판하는 그에 대해 여전히 한없는 존경심을 표출하고 있음이다.

    최태민이 준 가장 큰 교훈은 정권교체만 되면 새로운 나라가 올 것이라는 사고가 단순함을 넘어 위험한 사고임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제 민심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가식과 가공할 위선을 숨기고 이미지로 포장하고, 득세하고자 하는 무능력의 국가지도자가 아니라 국가경영에 대한 능력과 비전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