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의 대선후보 합동연설회 일정 중단 조치로 당내 논란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는 합동연설회 중단 ‘여파’로 몸살을 앓았다.

    당 지도부의 조치를 “특정 진영 편들기”라고 맹비난한 원희룡 의원에 이어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당원 20여명이 황우여 사무총장을 항의 방문했다. 또 박 전 대표 지지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몇몇 당원은 박 전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6억원에 대한 탈세의혹을 제기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차명진·이성권 의원의 기자회견에 강력 반발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당 지도부는 일단 26일 부산과 27일 울산 지역 합동연설회 일정은 진행하기로 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이명박 편들기’ 반발도 여전히 거세다. 홍사덕·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을 필두로 캠프 고문을 맡고 있는 최병렬 전 대표,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 이혜훈 공동대변인이 박관용 선대위원장에게 항의하려고 당사를 방문했다. 박 전 대표가 “특정후보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요구하고 당은 이를 수용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당 지도부의 이명박 편들기’라고 구두 경고했다면 캠프 인사들은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캠프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향후 당에서 TV토론과 합동연설회를 정해진 일정대로 제대로 지켜나갈 것인지 명확히 대답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홍 위원장은 박 위원장에게 “어제 일에 관해 나 뿐 아니라 박 전 대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에서 있었던 일이 염려됐다면 각 후보 4명마다 있는 대리인이나 선대위원장을 불러 재발되지 않도록 할 복안이 있느냐고 묻고 입장을 들은 뒤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홍 위원장은 “(충돌) 경위를 알아보니 대의원이 앉을 자리에 유니폼을 입은 이 전 시장 쪽 대학생 30여명이 차지하고 앉았다. 그래서 양보하라고 하고 유니폼 입는 것 안된다고 하니까 그들이 유니폼을 뒤집어 입고 그런 것이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원인은 이 전 시장 지지자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추격전의) 리듬을 잃은 것도 있지만 국민들이 수권하겠다는 정당이 이 정도 관리 능력도 없느냐고 오해할까 신경 쓰인다”고 비판했다. 

    최 전 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선관위에 넘길 것이 아니고 양쪽을 불러서 얘기해야 한다”며 “강재섭 대표가 현명하지 못한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지지자로 보이는 당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를 초래하고 불공정한 경선을 진행하는 강 대표과 박 위원장, 사실을 호도하는 나경원 대변인, 중립을 지키지 않는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