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21일 제 17대 대통령선거 후보선출을 위한 공식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원희룡 의원,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 의원(기호순) 등 4명의 경선후보들은 8월 19일까지 전국을 다니며 30일동안 치열한 레이스를 벌인다.

    이 전 시장의 대세론 굳히기냐, 아니면 박 전 대표의 역전이냐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빅2' 진영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 순차투표가 아닌 내달 19일 전국 동시투표라는 점에서 각 후보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공식선거운동 직전 고진화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며, TV합동토론회 일정을 둘러싼 신경전 등 아직 여러 걸림돌이 생길 여지도 많다. 특히 대선주자들과 관련한 검찰수사는 이번 경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다.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합동유세다. 22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첫 연설회를 시작으로 ▲광주.전남(24일) ▲부산(26일) ▲울산(27일) ▲인천(30일) ▲강원(8월 1일) ▲충북(3일) ▲경남(6일) ▲대전.충남(8일) ▲전북(10일) ▲경기(13일) ▲대구.경북(14일)에 이어 17일 서울에서 마무리 등 총 13회의 합동연설회가 개최된다.

    합동연설회는 한나라당 당원·대의원을 비롯해 국민참여선거인단으로 정해진 비당원들을 대상으로 개최되며, 각 후보에게는 3분의 영상물 홍보와 12분의 연설시간이 주어진다. 현장에서 전하는 후보들의 호소가 부동층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틀에 한번꼴로 이어지는 강행군속에서도 표심을 얻기위한 각 후보들의 열띤 유세경쟁이 예상된다.

    내달 18일 자정을 기해 공식 선거운동이 마감된 후 한나라당은 19일 경선투표 및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다음날인 20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본선에 진출할 당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이명박 '검증국면 돌파, 게임은 끝났다'…'수성' 자신
    '포지티브 선거'로 차별화, '경제대통령' 부각

    이 전 시장측은 검증청문회가 마무리되면서 수개월간 괴롭혀온 '검증국면'을 무사히 돌파했다고 자평하면서, "사실상 게임은 끝났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캠프 한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우리는 땡처리를 했고, 저쪽은 신상품이 출시된 것"이라며 새로운 검증국면을 예고하기도 했다. '경선보다는 본선'을 준비하는 여유까지 엿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와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계속 유지해 왔으며, 자체 조사에서는 검증국면을 벗어나면서 더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전 시장측은 시간이 갈 수록, 투표일에 가까워질 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한다. 검찰 수사에는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과거와 같이 '의혹 부풀리기'로 흐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포지티브 선거'를 앞세워 박 전 대표측과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장광근 대변인은 "이제는 용서와 단합이 필요할 때"라고 선언했다. 선거운동에서도 공세에는 '무대응 원칙'을 유지히면서, 이 전 시장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켜 시대정신과 부합한 후보임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명박 죽이기 정치공작'을 비난하며 노무현 정권과 대립각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박 전 대표측의 검증공세에는 주민등록 부정발급, 대운하 보고서 유출 개입 등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격할 태세다.

    박근혜 '이명박 허점 드러나, 우리가 상승세'…'대역전극' 자신
    '이 의혹 집중 부각' 전방위 공세, '대한민국 지도자' 인식


    박 전 대표측은 검증청문회로 이 전 시장의 허점이 드러난 만큼 이를 집중 공략해 대역전극을 만들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일단 이 전 시장의 친인척 간 부동산 거래가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캠프는 자신들을 고소한 이 전 시장의 처남 김재정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많은 의혹과 이 전 시장이 입은 상처가 결국 본선에서 덧나게 될 것이란 논리로 이 전 시장의 본선경쟁력 보다 박 전 대표의 본선경쟁력이 더 높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박 전 대표 측도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을 이미 앞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추이가 박 전 대표는 상승세를 타고 있고, 이 전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김재원 대변인은 "이제 각 후보들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되면 공격형 이미지로 잘못 인식된 박 전 대표도 실상은 대한민국의 지도자 감으로 가장 훌륭하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국민에게 인식될 것"이라며 "이 전 시장은 경제지도자를 주장해 왔지만 개인적 흠이 많다는 점이 한계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21일 제주로 이동, MBC가 주관하는 첫 TV합동토론회에서 진검승부를 벌인 뒤 22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유세대결을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