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한나라당 국민검증청문회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표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질문의 초점은 사생활에 맞춰졌고 박 전 대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던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집중됐다. 질문의 90% 이상이 최 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박 전 대표도 이런 질문을 예상한 듯 했지만 서울 성북동 주택을 제공한 경남기업 신기수 회장과의 약혼설, 최 목사와의 임신설 등에 대한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청문위원에게 반문을 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가장 먼저 박 전 대표를 불쾌하게 만든 것은 신 회장과의 약혼설이었다. 신 회장의 성북동 주택의 무상제공을 근거로 "공적·사적으로 두 사람이 어떤 사이었느냐. 약혼설도 있다"는 청문위원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약혼설에 대해서는 신 회장에게도 가서 의문점을 물어봤다고 했는데 그 분이 뭐라고 했느냐"고 반문했다.

    청문위원이 "(신 회장은)그런 일 없다고 했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데 국민들이 보는 생방송 앞에서 그렇게 약혼설 얘기까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약혼설에 대한 질문에서는 '기막히다' '어이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최 목사와 관련한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더 목소리를 높였다. 최 목사에 대한 질문은 이미 인지하고 있던 만큼 질문에 크게 동요되진 않았지만 박 전 대표의 임신설과 '박 전 대표에게 숨겨진 애가 있다'는 시중의 소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불쾌해했다. 표정도 일그러졌고 대다수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했지만 이에 대한 질문에서는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해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가만히 보면 (공격의)형태가 꼭 최 목사가 이런 비리가 있고 나쁜 사람이라 공격한 다음 나와 연결시켜 내가 잘못한 것으로 공격한다. 음해성 네거티브가 많은데 하다하다 어떤 얘기까지 나왔냐면 입에도 담지 못할 얘기까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네거티브를 해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천벌 받을 일 아니냐"고 따졌다. "만약 애가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그 애를 데려와도 좋다. DNA검사도 하겠다"고도 했다. 청문회를 통해 이런 소문을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이렇게 까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정말 한탄스럽다"며 한숨도 내쉬었다.

    최 목사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아버지(고 박 전 대통령)는 결코 (그런 비리에 대해)용납하거나 적당히 봐주는 분이 아니다. 그것을 듣고 적당히 덮으려 하지 않았을 것"이란 논리로 반박했다. 청문위원들의 질문에 "질문 내용을 듣고 의아하다"며 따지기도 했고 최 목사에 대한 집요한 질문공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그건 처음 듣는 얘기다"라고 맞서는 등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