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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빅2'는 19일 대전에서 열린 2007 정책비전대회에서 '내가 안보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정책경쟁에 나섰다.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각각 '경제안보' '확고한 안보가 뒷받침 된 경제'를 강조했다. 원희룡 홍준표 고진화 후보도 역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광주(경제) 부산(교육·복지) 토론회를 거치며 이를 경선레이스의 중대 기점으로 인식한 '빅2'는 이날 통일·안보·외교 분야에서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당 후보중 유일하게 김정일을 만난 박 후보는 이 분야에서 타 후보들 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에 앞장서며 '안보 대통령'이란 이미지도 선점했다는 자평도 내놓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던 시절부터 쌓아온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의 두터운 친분을 바탕으로 외교역량에서도 앞선다는 자체분석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이후 첫 방문지로 판문점을 선택하고 '상설 이산가족 상봉소'를 포함한 컴플렉스 설치를 통해 남북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통일분야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또 "경제가 튼튼해야 안보도 통일도 가능하다"는 기본 입장에서 '경제마인드'에 기초한 실용적 대북정책을 강조,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북한 비핵개방3000' '나들섬' 구상 등을 밝히며 이슈 선점에도 앞장섰다.
기조연설에서 원 후보는 "한나라당의 변화·개혁의 첫 번째 과제는 언제든 이념의 빨간 보자기를 덮어씌우려는 낡은 수구정치와의 결별"이라며 "평화와 통일의 이슈를 선도하지 못하면 국민 마음도, 국제사회의 지지도 얻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대가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색깔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한 개혁"이라면서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통일 정책으로 한나라당에 씌워졌던 굴레를 털어내겠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한나라당은 반공정당의 굴레에서 통일비전을 보여주는 정당으로 거듭나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역사의 비극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북한을 끌어안고 다자안보 틀 속에 평화공존의 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 총리급 회담을 통한 대화와 협력 확대 ▲ 분쟁재난지역 평화유지군 적극 파견 ▲ 해외원조규모 확대 ▲ 군의 현대화를 위한 3군 균형발전 추진 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나는 젊은 시절 아버님을 도와 첫 외교활동을 시작했고 한나라당 대표로 세계의 지도자들을 만났다"면서 통일 외교 안보 분야에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과 단독회담을 했다"고도 말했다.박 후보는 "우선 미국과의 신뢰관계부터 회복하겠다"면서 "미국과 신안보선언을 해 한미동맹을 21세기에 걸맞는 가치동맹, 경제동맹, 포괄적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고 ▲ 핵무기 완전제거 및 군사적 대립해소 ▲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축 ▲ 자유 인권 복지라는 인류보편 가치 실현위한 정치통일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국민의 동의를 얻어 3단계 통일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기조발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의 포로', 한나라당의 어느 후보는 '우파의 포로'"라며 박 후보를 먼저 겨냥했다. 그는 "이제는 '보수와 진보'라는 낡고 경직된 이념의 틀로부터 자유로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부자나라 부자국민' 만들기에 골몰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 핵 폐기를 전제로한 '북한 현대화 지원 계획'을 수립·시행 ▲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한반도 특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의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또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발전적으로 수용해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한 다음, '남북 평의회 구성' 및 '통일 헌법 제정'의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일이 완성될 때까지 '무장 평화'의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자신의 단계적 통일구상을 밝혔다.
고 후보는 '평화(peace)의 메신저'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세계는 평화를 지키는 협력적 안보를 외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냉전시대 안보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연합을 넘어 한민족 대연합 통일구상으로 민족의 염원, 겨레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겠다"면서 "이를 위해 경제·문화·생명의 가치를 실현하는 접경지역 개발전략인 EEC 프로젝트를 국가전략기획청을 신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정상회담의 정례화, 평화협정, 한반도 비핵화, 군비통제를 통한 '3+1 신뢰구축 조치'로 통일의 인프라를 만들겠다"며 "6자회담을 확대 발전시킨 다자간 지역협의체 경제·문화·에너지·안보·환경·협치의 '6-Pac' 전략으로 생명과 공동번영의 아시아 신외교구상을 실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북아 안보협력 체계를 확대시킨 '협력적 자주국방 전략'으로 튼튼한 안보, 고슴도치 안보구상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말한 뒤, "'안보환경 통합관리형 병역제도' '충무공 프로젝트'(대양해군 전략공군 기동육군 정보강군 프로젝트) 'FETO(Far East Traty Organization)'(아시아 지역 안보협의체)'를 이뤄내겠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통일은 경제 통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0년내 개인소득 3000달러 시대로 이끌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핵개방 3000정책'에 이어, 18일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발표한 남한쪽 비무장지대(DMZ)내 새로운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여의도 10배규모의 '나들섬' 조성 플랜을 재천명했다.이 후보는 ▲ 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1000만 이산가족 자유왕래를 위한 첫 단계로 70대 이상 고령이산가족 왕래 당장 실현 ▲ 비핵화 이후 6자 회담의 틀을 NATO에 비견되는 경제안보협력체로 발전 ▲ 다자간 협력을 통한 '동북아 경제안보공동체'창설 등을 제안했다. 한편 '통일외교안보 역시 경제가 튼튼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이 후보의 홍보영상물은 유인촌 유시어터 대표가 내레이터를 맡았으며, '기호 1번'임을 표기해 눈길을 끌었다.[=대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