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9일 강재섭 대표가 던진 '경선룰' 중재안을 수용했다. 

    강 대표의 중재안으로 경선을 치를 경우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강 대표가 국민투표율에 한해 3분의 2(67%)라는 하한선을 적용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이 전 시장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강 대표가 9일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재안을 제시하자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강 대표가 많은 고심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당 쇄신안을 보고 "미흡하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고려했던 이전과는 크게 다른 반응이다. 이 최고위원의 이런 반응은 강 대표 중재안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수용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해석을 낳았다.

    10일 오전 이 최고위원은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잦은 불참과 회의 참석 때 마다 늘 약속된 회의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이 최고위원은 평소와 달리 일찍 회의에 참석했다. 이 최고위원 스스로도 "모처럼 일찍왔다"고 했다. 이때 회의테이블에 앉아있던 의원은 이 최고위원과 이 전 시장 측으로 분류되는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이었다.

    이 최고위원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내내 웃었다. 이 수석부대표와 심 본부장에게 농담을 건넸고 취재진들에게도 농을 던졌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 이 수석부대표, 심 본부장의 회의직전 대화내용]

    이재오 최고위원-성원이 오늘 안되는거야? 모처럼 일찍왔는데… 내가 모처럼 일찍 오는날은 뭐가 안 맞는단 말이에요.(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나머지 지도부는 회의 전 당 대표실에서 티타임을 갖고 있었다.)

    이병석 원내수석 부대표 -1분 40초, 1분 30초…(9시 회의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알리는 것).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주류는 사전에 회담하고 비주류는 회담에도 못들어가고.

    이재오 최고위원-아침에 언론인들에게 뭔가 즐거운걸 줄 수 없을까. 그래야 하는데… 하지만 가끔 싸우고 그래야 돼.

    이같은 대화내용을 듣고 있던 당 고위관계자는 "이재오가 혼자 다 하네"라며 혼자말을 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