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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경선룰에 대해 ‘원칙 준수’라는 꼿꼿한 입장을 고수한 채 ‘여론조사 4만명 고정’을 주장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향해 세운 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8일 강재섭 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중재안을 당의 공식 안(案)이 아닌 “당 대표의 (개인)입장”이라고 평가절하한 데 이어 “중재안 자체에 어폐가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제3회 달성군 어르신 경로 효 잔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대표가 중재안을 내놓는 것이) 원칙을 바꾼다는 얘기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원칙을 완전히 너덜너덜한 걸레 같이 만들어 놓으면 도대체 그걸 지킬 의무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등의 강경발언을 쏟아낸 후였다.
박 전 대표는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는 사회”라며 “어떤 사람은 원칙을 지키고 어떤 사람은 바꾸고 하면 그것은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 대표가 늦어도 주말까지는 (중재안을) 발표한다고 하니 듣고 나서 말하겠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용 여부에 대해) 말하기는 그렇다”고 했다.
이혜훈 “상식 벗어난 억지주장, 경선 역사의 산증인 최측근들에게 물어보라”
박 전 대표 캠프도 ‘일전불퇴’의 의지를 다지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여론조사 반영방식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주장은 상식의 궤를 벗어난 억지 주장”이라며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의 의사는 선거결과에 반영될 수 없다’는 선거의 기본 원리이자 상식을 무시하려는 것은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분이 가질 수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논쟁할 필요와 가치도 없는 사안을 갖고 더 이상 당과 국민을 괴롭히지 말고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현명하다”며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 반영 역사의 산증인들이 모두 주변에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경선준비기구인 ‘2007국민승리위원회’에 이 전 시장 측 대리인으로 참여했던 박형준 의원은 현 당헌·당규를 만든 혁신위원회 간사를 맡았었다.
이 의원은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2004년 3월 임시전대 당시 제2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을, 2004년 7월 전대를 위한 당헌·당규개정분과 위원장을 이윤성 의원이 각각 역임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 전 시장을 돕는 선배·동료 의원들이 초등학생들 보기에도 창피한 논쟁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해 이 전 시장의 물음에 진실 되게 답해라”고 했다.
그는 또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오늘 자기를 지지하는 친구가 결석했다고 그 친구에게 전화로라도 물어서 표를 반영해야 한다고 우기는 아이는 없다”며 “왜 여론조사 결과 반영을 현장투표수(투표율)와 연계하는 제도로 만들었고 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2004년 3월 23일 당 대표 선출 임시 전당대회부터 최근 7·11전당대회까지 당내 경선에 적용됐던 여론조사 결과 적용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달성에서]달성군 경로잔치 참석한 박근혜 "어르신이 어깨 펼 수 있는 나라 만들겠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어버이날을 맞아 7,8일 이틀을 60대 이상 노년층 공략에 할애했다. 7일 대한노인회(회장 안필준)를 찾아 ‘안정된 노후 보장’을 위한 노인정책을 발표한 것에 이어 8일에는 대구 달성군에서 열린 경로잔치에 참석했다. 달성군은 박 전 대표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달성군 현풍면 달성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달성군 어르신 경로 효(孝) 잔치’에 참석해 지역 노인 1300여명과 점심 식사를 하며 함께 ‘잔치’를 즐겼다. 이날 경로잔치에는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미리 준비한 780석이 모자라 식탁도 없이 의자에만 앉아 식사를 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매년 어버이날이 돌아오면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며 “살아계실 때 못다한 효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달성군 어르신들이 모두 부모님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고(故)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자 자리에 앉아 있는 많은 노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부모 사랑을 ‘내리 사랑’이라고 한다. 돌려받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우리나라 발전의 밑거름이 된 것도 이 ‘내리 사랑’이다. 어르신들은 못 먹고 못 입는 어려운 시절을 보냈지만 자식만큼은 그렇게 살게 하지 않겠다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 은혜에 보답해야 하는 것처럼 열심히 살아온 어르신들을 최선을 다해 공경해야 한다”며 “1년 내내 어버이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어르신들이 어깨를 활짝 펴고 편히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로 대구 동구 도학동에 있는 동화사를 방문한 뒤 상경했다. [=달성·대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