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당에서 발표한 그대로 하면 될 것 같다"며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고 당에서 발표한 그대로"라며 '경선룰'에 관해 원칙적으로 당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 전 시장은 4일 두바이-인도 정책탐사에 동행한 취재기자들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재섭 대표가 마련한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 뒤 마련된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본래는 경선에 관한 얘기는 안 하기로 통보를 받았고 될 수 있으면 거기에 대해 얘기를 안하려고 했는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경선룰과 관련, 이 전 시장은 "원칙은 8월 19일 이전에 20만명 이상으로 하는 것 하고, 그 다음에 5:5로 하는 것"이라며 "그 외에 세부적인 것은 당의 승리를 위해 계속 수정하면서 합의를 앞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한마디 했다"고 비공개 회의 당시 자신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내가 이 이야기는 했다"면서 경선룰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가감없이 피력했다. 그는 "상대방(여권)이 100%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하게 되면 국민후보라고 주장할 텐데 우리 당이 5:5 정도의 국민참여라도 해야 지금 경선이 문제가 아니고 본선에 갔을 때 우리 후보가 저쪽 상대방 후보랑 (대결)할때 당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끼리(경선)가 아니라 본선 경쟁력을 생각해야 한다"며 "저쪽은 100% 국민참여를 통한 국민후보라고 나설 때, 우리는 5:5도 아니고 국민참여를 20~30%로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상대방은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니까 대학 총장하던 분도 '나도 해보겠다'하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5:5도 안되고 만일 국민참여 비율이 적으면 어떤 좋은 사람도 한나라당에 올 수가 없지 않겠느냐"며 국민참여 비율을 높여야 외부인사 영입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이 경선 룰 갖고는 두 사람(이명박 박근혜) 밖에 할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원래 박 전 대표도 당의 민주화나 경선에 국민참여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 옛날부터의 지론 아니었느냐. 시대가 바뀌어 그것이 더 강조되는 시대가 왔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외부에서)안 올 망정 국민이 보기에 (외부에도)기회는 있어야 될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그래도 5:5 정도 되면 당심과 민심이 비슷하니까 해 볼만 하다는 의욕이 생기지… 그런 취지에서 원칙적인 얘기를 했다. 경선도 중요하지만 본선에 대한 것도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담 분위기를 전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 전 시장은 "담담했지. 원내대표가 잘 하더라고…. 앞으로 남을 험담하고 이런 것 없으면 좋겠다"면서 "난 웃고 나와서 좋게 얘기했는데…"라고 답했다. 회동 이후 말을 아낀 본인과 달리, 당의 발표내용과 다른 입장을 전달하면서 이 전 시장을 공격한 박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여졌다.

    앞서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4자회동과 관련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당내 경선시기 및 방식과 관련된 논의와 결정을 당 지도부에 일임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