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25일 치러진 3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화성에서만 승리했고, 6곳의 기초단체장 텃밭인 경북봉화를 비롯한 5곳에서 패하는 등 대참패를 당했다. 보선참패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 거센 책임론이 불고 있다. 정권교체의 국민여망의 중심에 서 있던 한나라당은 왜 참담한 패배를 해야 했는가? 와 함께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자 한다.

    한나라당은 왜 참패해야만 했는가

    한나라당의 참패의 근본적 요인은 당의 천막당사 운운하며 환골탈태(換骨奪胎)를 다짐한 내용들이 국민을 속이기 위한 가식적 행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7.11 전당대회에서 구태의 산물인 색깔론 논쟁, 당심의 민심왜곡, 민정당 망령을 살려낸 당 지도부 구성 등에서 극명히 드러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천막당사 이벤트로 잠시 국민을 속였지만, 박근혜 대표 체제 때부터 지금까지 두 번의 대선실패에서 준 어떠한 교훈도 찾지 못하고, 최악정권의 실정에 기댄 이삭줍기에만 골몰하였다. 웰빙당으로 명명되는 한나라당은 그동안 김태환 의원 난동사건, 곽성문 의원 맥주병 투척사건, 주성영 의원의 술자리 폭언 등 17대 국회에서만 다섯 번이나 되는 술자리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논란 등도 있었다.

    재보선 기간 중 터진 경기 안산의 돈 공천과 경남 거창의 후보 매수, 그리고 대구 서구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사건 등은 한나라당의 웰빙 수구당의 메커니즘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사건들이었다. 한나라당의 25일 재보선 참패는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한나라당 책임론과 박근혜 진영의 전쟁 중 아군 죽이기 실체

    책임론의 첫째 대상은 9개월 간 당을 맡아 오면서 적당주의에 편승해 당의 개혁과 쇄신을 방치함과 동시에 부적절한 공천에 대한 당 대표로서 근본적 인식마저 결한 강재섭 대표에게 있다 하겠다. 두 번째 책임은 차기 대선과 관련한 주요 전략지역인 대전 서을 공천을 함량미달 공천자로 밀고 간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강창희 최고위원에게 있다고 본다. 세 번째 책임은 이번 보선을 대선 전초전으로 몰고 가며 과열경쟁을 일으킨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에게 있다 하겠다.

    대선주자 책임론과 관련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전 서을 등 같은 지역에서 유세하면서 당의 합동유세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적 행동을 한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한 질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이 제안한 합동유세를 선거법 운운하며 외면한 것은 이번 보선을 당보다는 자신의 열악한 지지율을 반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직시해야 한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표 측은 당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보선 과정에서도 자신과 측근들이 쉬지 않고 적보다는 이명박 전 시장에게 총구를 겨냥하며, 분열을 획책한 것이 한나라당 자체에 대한 국민적 염증을 불러일으킨 요인이 아닌가? 하는 냉철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 13일 일부 인터넷 매체 대표들과의 모임에서 같은 당의 유력대선 주자가 내어놓은 대표적 공약인 <한반도 운하>에 대해 나 같으면 하지 않겠다고 빈정거렸다. 또한 13일에는 박 전 대표의 가신들이 모 행사에 총출동하여 이명박 전 시장을 공격했다. 박근혜 측 네거티브의 대명사 유승민 의원은 선거 하루 전인 24일 불교방송에 출연 역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국민사기극 운운하며 범여권이 아닌 이명박 전 시장을 공격했다. 박근혜의 ‘여자 유승민’으로 등극한 ‘네거티브녀’ 이혜훈 의원은 선거당일 날인 25일 관악구 당원들을 대상으로 “최근에 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하니까 이상한 사람들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땅 파고, 굴 파고 도랑 놓고 건설공사, 토목공사 좀 했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게 아니다"고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와 그의 경제능력에 대해 한껏 조롱을 퍼부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진영의 전쟁 중에 적이 아닌 아군진영으로 쏘아 올린 숱한 포탄들이 이번 보선에서 진절머리를 일으키게 한 중대한 요인이 된 것은 자명하다. 당의 윤리위원회는 이들의 명백한 해당행위가 보선에서 미친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의 자성, 박근혜 진영의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책임면피

    이명박 전 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보선책임과 관련한 상반된 반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전 시장은 보선참패가 확인되자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경선과 관련한 정치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8일로 예정된 경선캠프의 여의도 행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 전 시장은 이 가간 동안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박근혜 전 대표는 25일 "우리 한나라당 식구가 얼마나 많으냐. 대가족인데 이런 부패나 비리, 불미스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게 아니라 그때마다 천막당사 시절부터 당을 다시 세웠던 저력이 있는 만큼 그때마다 당헌·당규에 따라 올바르게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하며 당의 일련의 부패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이런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그가 당 대표로 있으면서 위에서 열거한 곽성문. 김태환, 주성영 의원 등의 술 추태 등이 붉어 졌을 때 그는 단호한 척결보다는 측근이라는 이유로 이들을 감싸기에 급급하지 않았는가? 이런 연유로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자기가 만든 대표인 강재섭을 살리기 위한 정략적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가신들이 해석하는 4.25참패에 대한 궤변은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어떤 것인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들은 보선참패 후 반성과 당에 대한 걱정보다는 "실보다는 득이 더 많다"고 말하며 이해득실에만 급급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유승민과 이혜훈 의원은 네거티브 남매답게 이번 보선에서 한나라당의 보선불패 신화가 깨진 것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요설(妖說)을 풀었다. 술 난동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은덕을 입고 살아났던 곽성문 의원도 한 인터넷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전 서구 을에서 이겼다면 '선거는 역시 박근혜'라는 인식과 함께 '박풍'을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졌다고 해서 손해 본 것은 없다. 전부 득이다"며 의기양양해 했다. 이들은 아울러 자신들의 코가 석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거품으로 판명되었다는 등의 논리를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는 기만성을 보여 주었다.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의 이러한 당 보다는 자기중심적이고 분파적 가치지향 행태의 표출이 이번 보선참패의 한 원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과연 이들의 파괴적 사고가 국민의 여망인 정권교체를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로 작용할 것은 아닌지 하는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은 나 보다는 당 중심. 라이벌에 대한 네거티브보다는 선의의 정책경쟁을 통한 아름다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냉철한 자기쇄신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 당신들의 이와 같은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없다면 그 어떠한 미래도 보장되지 않음을 명심하라!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